4대 금융지주 주가 올해 들어 12% 이상 상승
신한금융, 주주환원 강화 신호탄···배당 확대 기대감 커져
4분기 역대급 실적 기대감도 주가 상승에 영향

4대 금융지주 주가 추이/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4대 금융지주 주가 추이/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던 금융지주 주가가 최근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금융지주들이 적극적인 주주 환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올해 들어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2월 말 대비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이날까지 평균 12.9% 올랐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지주가 주가와 증가율에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종가 기준 KB금융의 주가는 5만6500원으로 지난해 말(4만8500원) 대비 16.5% 상승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3만5200원에서 13.8% 오른 4만50원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 역시 같은 기간 4만2050원에서 4만8100원으로 14.4%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1만1550원에서 이날 종가 기준 1만2350원으로 증가율이 6.9%에 그쳤으나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진 데다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인하 압박이 거세진 탓이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가 커지면서 수익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에 은행주는 금리 인상 수혜주로 꼽힌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중 한국은행이 두 차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섰음에도 은행주는 부진한 행보를 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말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4대 금융지주의 평균 주가 하락률은 18.9%에 달한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4대 금융지주 주가가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하반기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처럼 최근 금융지주 주가에 청신호가 켜진 이유는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금융지주들이 배당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면서다.

배당 확대에 신호탄을 쏜 것은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2일 열린 신한경영포럼에서 자본비율(보통주 기준) 12% 초과분은 주주에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결정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한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2.7%로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금융당국의 권고치(10.5%)를 상회하는 만큼 배당 여력이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 주주환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일례로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는 국내 상장 금융지주사 7곳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 활동에 나서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국내 상장 은행이 해외의 주요 은행에 비해 저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가 부족한 주주환원에 있다고 지적했다.

4분기 호실적 전망도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 전망치는 16조6228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2021년 순이익(14조5430억원)과 비교해 14.3% 증가한 규모다.

김지영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과 대출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 유지되고 있어 은행 본연의 업무 영역인 이자수익에서 이익의 하방 안정성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과거 대비 높아진 대응력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은행주 대상 국내 첫 행동주의에 대한 기대감과 과거 대비 자본비율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아 향후 배당성향 상승을 추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은행주들의 투자 매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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