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원자력, K-POP, 물, 럭셔리 등 다양한 테마 ETF 보유
시장 지위 높이기엔 역부족···순자산총액 비중 3.1%→1.86%로 하락
새로운 대표 취임에 ETF투자본부 신설 등 올해 행보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NH아문디자산운용은 이색 업종과 테마형 ETF(상장지수펀드)를 다양하게 출시하며 ETF 시장 공략에 나서왔다. 골프, 원자력, K-POP, 물, 럭셔리 등 분야와 산업을 가리지 않는다. 골프를 테마로 한 ETF의 경우 세계 최초 출시 기록도 갖고 있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ETF 시장 파이 싸움에서는 좀처럼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자산운용사들의 공격적인 시장 공략이 나오면서 NH아문디자산운용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ETF투자본부 신설을 통해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 이색 업종 및 테마형 ETF로 차별화한 NH아문디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은 이색 업종과 테마형 ETF 비중이 높다. ETF 시장이 개화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NH아문디자산운용이 출시한 ETF는 총 25개로, 이 중 업종과 전략 테마형 ETF로 분류할 수 있는 종목은 19개(업종 13개, 전략 테마 6개) 수준이다. 시장 전체를 따라가는 시장 대표형이나 채권형 ETF보다 특정 산업이나 전략에 투자하는 ETF 출시가 많았던 것이다.

이는 ETF 후발주자들이 생존을 위해 주로 택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2018년에서야 ETF 시장 문을 두드렸는데 이미 경쟁자들은 대표 지수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ETF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을 사로잡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실제 NH아문디자산운용의 ETF에는 다른 자산운용사와 차별화되는 상품들이 많다. 2020년 5월 상장한 ‘HANARO 글로벌럭셔리S&P(합성)’은 글로벌 럭셔리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글로벌 명품기업에 투자하는 ETF는 국내선 유일하다. 골프산업 호황기를 맞아 2021년 11월에 출시한 ‘HANARO Fn골프테마’도 국내 유일 골프 ETF다.

국내 ‘유일’ 시리즈는 이뿐만이 아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에도 활발하게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전 세계 물 산업에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워터MSCI(합성)’, 글로벌 백신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백신치료제MSCI’, ‘K-푸드’에 투자하는 ‘HANARO Fn K-푸드’, 조선과 해운업종에 집중투자 하는 ‘HANARO Fn조선해운’을 지난해 출시했는데 이 같은 콘셉트를 보유한 ETF는 이 종목들이 유일하다. 

2022년 말 기준. / 표=정승아 디자이너.
순자산총액은 2022년 말 기준. / 표=정승아 디자이너.

◇ 시장 점유율은 되레 하락···변화 필요한 시점에 나온 조직개편 주목

NH아문디자산운용이 투자자들의 세세한 수요를 고려한 ETF를 다수 출시했지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NH아문디자산운용의 ETF 36개의 순자산총액은 1조4605억원으로 시장 전체(78조5116억원)에서 1.86% 수준이다. 이는 2021년 말 3.1% 점유율에서 크게 낮아진 수치다.

특히 순자산총액이 50억원 미만인 ETF도 다수다. 이달 11일 기준 ‘HANARO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순자산총액 24억7945만원), ‘HANARO 미국메타버스iSelect’(34억3455만원), ‘HANARO Fn골프테마’(45억9978만원), ‘HANARO Fn조선해운’(49억6058만원), ‘HANARO KRX기후변화솔루션’(49억7223만원)은 순자산총액이 50억원을 넘지 못한다. ETF는 상장 1년 후 신탁원본액과 순자산 총액이 50억원 미만인 상태로 다음 반기 말까지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된다. 

이들 중에서는 NH아문디자산운용이 야심차게 내놓은 골프 ETF가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골프 ETF의 경우 골프 산업 호황과 맞물려 시장 안팎의 조명을 받아 2021년 한 때 순자산총액이 100억원에 가깝게 성장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골프산업의 피크아웃(정점통과) 이슈가 발생하면서 순자산총액이 50억원 밑으로 내려갔다. 테마 ETF는 트렌드 변화에 따라 운명을 달리할 수 있다는 약점이 드러난 것이다.

다만 NH아문디자산운용이 절치부심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주식운용부문에 속했던 패시브솔루션본부 내 ETF 팀을 분리해 ETF투자본부를 신설했다. 팀을 본부로 격상시킨 만큼 ETF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겠다는 의지다. 일찍이 ETF 관련 부서를 핵심축으로 구성한 경쟁사 대비로는 늦은 감이 있지만, 이는 반대로 올해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 새로운 수장이 임명됐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주주총회를 열어 NH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을 지낸 임동순 현 대표를 선임했다. 직접적인 자산운용업계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이 우려 요인으로 지목되지만 디지털혁신과 신탁업무, 마케팅 등에서 전문 역량을 갖췄다는 부분에서는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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