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연구소, 설계·디자인 등 ‘기능 중심’에서 ‘프로젝트 중심’으로

현대차그룹이 남양연구소를 프로젝트 중심으로 개편하려고 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대자동차그룹이 남양연구소를 프로젝트 중심으로 개편하려고 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현대차그룹이 남양연구소 조직 단위를 기능 중심에서 프로젝트 중심으로 바꿀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별로 연구 조직을 구성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브랜드별 독립성을 강화해 의사결정 구조를 효율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10일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 관계자는 “기존에 기능 중심이던 조직이 프로젝트 중심으로 바뀔 예정”이라며 “브랜드별로 각각 조직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브랜드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등으로 구성됐다. 이중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다. 

남양연구소는 현재 설계, 디자인 등 각 기능별 구조로 구성됐다. 기능 중심 조직은 기능별 전문성이 장점이지만, 신차를 개발할 때 각 기능별 조직의 의견을 조율하는데 오래 걸린단 단점이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기능 중심 조직에서 차량을 제작할 때 디자인팀과 설계팀 사이에 의견을 조율하기 어려웠다”며 “프로젝트 중심 조직이 구성되면 브랜드별로 제작 자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중심 조직개편은 브랜드별 정체성 확립 시도다. 브랜드별 정체성 확립은 현대차그룹의 최대 과제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가성비 좋은 브랜드’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Fifst Mover)’로 자리잡으려면 이전과 다른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제네시스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독립성이 강조된다. 현대차에 속한 서브 브랜드로 인식될 경우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지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조직개편은 기술 공유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연구소 조직개편과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브랜드별로 연구개발이 이뤄지는 경우는 이전부터 있었다”며 “연말 연시에 조직구성이 조금씩 변경될 수 있지만, 이를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인사에서 디자이너 출신인 ‘루크 동커볼케’와 ‘카림 하비브’를 각각 사장과 부사장에 임명한 바 있다. 업계에서 이러한 인사 역시 브랜드별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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