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유전자치료제 성장에 따라 CDMO 시장 확대 전망
한국·중국 이어 일본도 CDMO 전략 산업 삼고 투자강화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동아시아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들이 대규모 증설에 나서며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날부터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여해 미국 내 CDMO 설립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중장기 계획과 비전에 대한 발표도 있다. 국내 설립을 준비 중인 바이오 플랜트 사업계획도 발표한다. 관련 사업계획에는 국내 CDMO 계획 등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이니만큼, 국내 CDMO 사업 관련 내용도 포함한다”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의약품 CDMO는 개발업체로부터 세포주를 받아 의약품을 대량생산 하는 ‘위탁생산(CMO)’과 세포주 개발단계부터 임상까지 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탁개발(CDO)’ 서비스를 총칭한다. 제품개발부터 분석 지원 및 제조를 하나의 통합된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CDMO 시장 규모는 확대 중이다. 시장분석 업체 리서치앤마켓은 글로벌 CDMO 시장 규모가 2026년 2466억달러(약 310조원)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최근 글로벌 감염병 발생에 따른 바이오의약품의 신속한 대량생산·공급이 중요해지며 의뢰 건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관련 산업이 성장하며 실험실 기반의 바이오텍들의 CDMO 의뢰 건수가 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헬스케어 지출 증가, 고령화, R&D 증가 등도 빠른 시장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글로벌 CDMO 기업은 2020년 기준 100개 이상이다. 

규모 확대와 함께 스위스 론자(Lonza), 미국 캐털란트(Catalent)와 써모피셔(Thermo Fisher), 독일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 등이 과점하던 관련 시장에 아시아 기업 역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위 5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상위 5개 기업은 전체 시장의 59.4%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세포·유전자치료제 성장에 따라 CDMO 시장은 더욱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9년 42억 달러에서 26년 259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은 50% 이상을 CDMO를 통해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에 국내 기업 역시 CDMO 시장 진입을 가속하는 추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미 대형 제약기업 BMS의 미국 시큐러스 공장 인수를 마무리했다. 관련 내용을 JP모건 헬스 컨퍼런스에서 밝힐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조5000억 원, 글로벌 상위 10위 CDMO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SK팜테코도 CDMO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 생산까지 영역을 확장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앞서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바이오 CDMO 업체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Batavia Biosciences) 지분 약 76%를 2677억 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CDMO 역량과 설비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CDMO 사업에 진출했거나, 진출 계획을 밝힌 기업은 오리온·셀트리온·차바이오텍·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메디포스트·HK이노엔·진원생명과학·제뉴원사이언스 등 총 20여 곳에 달한다. 

한국과 중국에 이어 일본 기업 역시 CDMO를 전략 분야로 삼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후지필름은 사진과 필름에서 축적한 재료 생산기술을 활용해 2011년 바이오의약 CDMO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900억 엔을 투자하는 등 역량 강화에 나섰다. 미국, 영국에서의 생산능력 확대도 진행 중이다. 최근 노바티스의 미국 유전자 치료약 공장 인수계약을 체결했으며, 덴마크 공장에 200억 엔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증대한다. 

CDMO를 전략산업으로 육성 중인 한국 역시 성장 촉진 전략이 필요하다는 평이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코로나19 이후 백신 위탁 생산 물량을 확보하며 규모가 커졌다”라며 “글로벌 고객 확보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사업장 및 시설 확대·신규시장과 생산시설 구축 등 적극적 투자가 요구된다는 평이다. 

아울러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 역량 강화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포 유전자치료제 시장 급증 전망에 따라, 전략적으로 관련 생산 역량을 키우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강화 필요성도 나왔다. 성장 필수 조건인 생산 확대와 개발 서비스 향상을 위해서 기술 도입, M&A 등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일본기업의 투자 확대로 바이오의약 CDMO 경쟁이 가열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의 진출 지역 확대,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완전 가동 예상에 따른 생산 기대 규모 등에도 눈길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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