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포스코·DL, 나란히 3000억원 규모 시공권 따내
“금리 인상과·미분양 우려 여전···주요 정비사업 적극 공략”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연초부터 대형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DL이앤씨·포스코건설 세 건설사는 수도권 알짜 사업지에서 일제히 3000억원 규모 수주고를 올렸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건설 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황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올해는 수익성 위주의 수주 전략을 펼치는 모양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7일 경기 고양구 ‘강선마을14단지’ 리모델링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번 시공사 선정으로 고양시에서 최초로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게 됐다. 강선마을14단지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주엽역 역세권 단지로 현재 지하 1층~최고 25층에 9개 동, 792가구다. 수평·별동 리모델링을 거쳐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에 9개 동, 902가구로 확장된다. 새 단지명은 ‘힐스테이트 아레테라움’이다. 공사금액은 3423억원으로 책정됐다.
새 해 첫 주부터 수주실적을 달성한 현대건설은 이달 14일 부산 재개발 사업지인 ‘괴정7구역’에서 시공사 선정총회를 앞두고 있다. 주관사인 SK에코플랜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첫 도시정비사업 수주고를 서울 강남에서 올렸다. 지난 7일 열린 서초구 ‘방배신동아’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방배신동아는 재건축 이후 지하 3층, 지상 최고 35층, 7개동, 843가구로 조성된다. 추정 사업비는 3746억원 규모다. 포스코건설은 방배신동아에서 지난해 7월 론칭한 프리미엄 브랜드 ‘오티에르’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오티에르를 서울 강남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올해 최대 수주 격전지로 꼽히는 여의도, 압구정, 개포동 등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단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서울 강북권 대표 재개발구역으로 꼽히던 중구 ‘신당8구역’의 수의계약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구역은 지난 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두 번째 입찰을 마감했으나, 1차 입찰에 이어 포스코건설만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해 유찰된 바 있다.
DL이앤씨는 서울 강북구 미아동 ‘강북5구역’ 재개발 사업권을 따내며 새해 첫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1‧2차 입찰에서 단독 응찰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얻었고 최근 주민대표회의를 통해 시공사로 선정됐다. 강북5구역은 서울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에 인접한 초역세권 단지로 있으며, 2021년 1월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구역으로 선정됐다. 재개발이 완료되면 지하 6층~지상 48층, 3개 동, 688가구를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예상 공사금액은 3151억원이다.
지난해 건설업계는 부동산 경기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도시정비사업에서 역대급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9조3395억원을 수주하면서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GS건설과 대우건설도 각각 7조1476억원, 5조2763억원을 수주했다. DL이앤씨·포스코건설·롯데건설도 4조원을 넘기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에 수주 규모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수익성에 중점을 두고 수주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며 “금리 인상과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만큼 주요 도시정비사업을 적극 공략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