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부·울·경 지역 30여분간 인터넷 장애
같은날 구현모, 신년사서 ‘통신장애=재해’ 강조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KT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 사진 = KT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발생한 지난 2일 KT 유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의 원인은 ‘DNS(이용자의 단말이 플랫폼, 웹사이트 등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을 도와주는 장치)’ 접속용 스위치 이상으로 확인됐다. KT는 장애로 인한 불편에 대해 사과했지만 구현모 대표가 신년사에서 통신망 장애를 ‘재해’로 규정하고 안정적인 망 운영을 강조한 날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하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KT망 트래픽이 급증하며 DNS 접속용 스위치 이상으로 장애가 발생했다. 서비스 장애 시간은 오후 2시 25분부터 2시 51분까지 26분여간 지속됐으며, 불편을 호소하는 문의는 약 1400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KT 관계자는 “지난 2일 오후 2시 25분 DNS 접속용 스위치 이상으로, DNS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일부 고객 접속이 원활하지 않음을 확인했으며, 오후 2시 42분 해당 지역의 DNS를 백업으로 우회 조치했다”며 “서비스는 오후 2시 51분 정상화됐다. 이상이 발생한 서비스는 유선 인터넷이며, 무선·인터넷(IP)TV·인터넷전화 등 다른 서비스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불편을 겪은 고객분들에게 송구하다”며 “KT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이와 관련 KT새노조는 성명서에서 2021년 부산발 전국 통신 장애와 비교하며, 구현모 대표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KT새노조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시무식에서 구현모 사장은 통신장애는 재해라며 망 안정을 강조했지만, 정작 이 중복재해는 2년 전 인터넷 대란 발생 때 그 원인을 하청업체 직원의 단순 실수로 규정하며 경영진 책임을 묻지 않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KT가 밝힌 어제 장애 원인은 DNS서버 문제로 부산발 전국 장애 때도 DNS서버가 죽으면서 전국 통신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구현모 사장 아래서  소 잃고도 외양간 안 고친 무사안일로 일관한 것이고 그 결과가 중복재해인 것”이라며 “게다가 투명해야할 재해 상황에 대한 공지 및 원인 파악에 있어서도 대응은 한심한 수준이었다. 부울경 지역을 중심으로 인터넷 각종 게시판과 SNS에 인터넷 안 된다는 글이 쏟아질 때도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KT새노조 관계자는 “역대 KT CEO 중 자신의 임기 중 중복해서 대형 재해를 일으킨 적이 있었나. 이런 역대급 중복 대형 재해에도 CEO가 책임지지 않는다면 그게 국민기업인가”라며 “스스로 말한 대로 재해가 연속 발생한 것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책임을 다른 누구도 아닌 구 사장이 반드시 져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구 대표는 인터넷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날 오전 신년사에서 “통신망 장애는 장애가 아니라 ‘재해’로 여겨진다”며 “KT그룹이 운영하는 인터넷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미디어운용센터, BC카드와 케이뱅크는 모두 국민들의 삶에 밀접한 시설과 사업인 만큼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안전과 안정”의 수준을 한단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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