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만대 생산 목표에서 올해 4만5000대로 목표량 감소
GGM “전기차 생산 위한 시설 정비로 생산 목표량 이전보다 낮게 책정”
시설 정비 감안해도 수익성 개선 위해선 생산·판매량 증대 필요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올해 ‘캐스퍼’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차 시장의 부흥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향후 전기차 모델의 성공을 위해선 추가적인 생산 및 판매량 확보가 요구된다.
2일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 따르면 올해 캐스퍼 생산 목표는 4만5000대다. 지난해 GGM은 5만대 목표를 제시하고, 현대자동차와 5만대 생산 계약을 맺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적은 생산 목표가 책정됐다.
줄어든 생산 목표엔 시설 정비 일정이 영향을 미쳤다. GGM 관계자는 “향후 전기차 생산을 위해 시설 정비가 이뤄지는 만큼,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을 고려해 4만5000대로 생산 목표를 잡았다”며 “실제 계약 대수와는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시설 정비를 감안해도 목표량이 다소 적다는 반응이 나온다. 당초 GGM은 캐스퍼 연간 생산 목표를 7만대로 설정한 바 있다. GGM의 연간 최대 생산 가능 물량은 10만대며,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연간 7만대는 생산·판매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캐스퍼는 5만대 판매도 위태로웠다. 연말엔 현대차 모델 중 유일하게 재고 할인이 적용됐다. 지난달 캐스퍼는 트림별로 최대 150만원까지 할인됐다. 지난해 1~11월 판매량은 4만4493대다. 아직 12월 판매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향후 캐스퍼의 수익 제고를 위해선 보다 많은 생산 및 판매량이 요구된다. 경차 특성상 대당 판매 수익이 높지 않기 때문에 대량 생산을 통해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높은 판매량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것이다. 부가가치가 높아 적게 팔아도 수익이 남는 고급모델과는 상황이 다르다.
특히 전기차 판매를 앞둔 상황에서 생산량 증대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캐스퍼 전기차는 배터리 가격으로 인해 경차 대비 높은 가격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렴한 판매가격이라는 경차의 최대 장점이 퇴색되는 만큼, 대량 생산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가격을 낮게 책정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다만 캐스퍼 판매량 확대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경차의 한계가 언급된다. 지난해 비록 캐스퍼가 경차 시장의 부흥을 일부 이끌었다고 하지만,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성향을 감안했을 때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경차는 총 12만4624대가 등록됐다. 같은 기간 ▲중형은 35만1983대 ▲준대형은 18만8090대 ▲대형은 19만5426대가 등록됐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경차보다 중형 이상의 차량이 더 큰 인기를 끌었다.
현대차는 넓은 공간을 특징으로 하는 ‘캐스퍼 밴(Van)’ 모델 및 실용적인 옵션들을 담은 ‘디 에센셜(The Essential)’ 트림을 출시하는 등 캐스퍼 판매량 확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온라인으로만 차량을 판매하며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캐스퍼의 수익 확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시장 선점 효과를 위해 캐스퍼 전기차 출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캐스퍼가 경차 대비 판매가격이 높을 순 있지만, 전기차 중에선 저렴한 모델일 것이다”며 “전기차 시장 선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캐스퍼 전기차는 진입장벽을 낮춘 모델로 기능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