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약물 중합체(ADC), 올해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밝은 전망 다수
ADC, 특정 암세포에만 반응하는 항체 약물에 결합한 형태···높은 효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암젠에 1조600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체결
머크·GSK 등 빅파마 ADC 적극 도입···국내 기업도 자체 기술 개발박차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올 한해 주목할만한 기술 중 하나로 항체-약물 중합체(ADC)가 꼽힌다. 글로벌 제약사가 ADC 관련 기술이전 계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암젠에 기술을 수출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전망이 밝은 것으로 나타난다. 빅 파마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ADC 관련 기술과 관련 계약 규모가 확대할 것이란 분석과 함께 국내 기업 역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ADC 관련 기술 전망은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23일 암젠과 계약을 체결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박재경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라이릴리, 얀센 등 빅파마들의 ADC 플랫폼 확보가 이어지고 있으며, ADC 기술에 대한 니즈가 높은 상황으로 향후 추가 기술이전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동건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이번 암젠과의 기술이전 계약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기술이전 기회도 여전히 유효하다”며 추가 파트너십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암젠과의 계약 관련 선급금 액수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단계별로 기술료(마일스톤)과 매출에 따른 별도 기술료를 포함한다면 계약 규모는 최대 12억4750만 달러(1조60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약으로 암젠은 자체 보유 항체와 레고켐바이오의 ADC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5개 타깃(항체) 대상 ADC 치료제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갖게 된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다수 해외 제약사와 ADC 후보물질과 원천기술 이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2019년 일본의 대형 제약사인 다케다의 미국 자회사 밀레니얼 파마슈티컬스와 4548억 원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했다. 영국 익수다(Iksuda) 중국의 시스톤(CStone), 포순 제약(Fosun pharma), 미국의 픽시스(Pyxis)와도 계약을 맺었다. 소티오 바이오텍(SOTIO Biotech)와의 계약 규모는 총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ADC관련 계약/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ADC(Antibody Drug Conjugate, 항체약물접합체)는 '항체(Antibody)'와 '세포독성 항암화학 약물(Cytotoxic Chemo Payload)', 그리고 이 둘을 접합하는 '링커(Linker)'까지 세 가지를 하나로 결합한 주목받는 항암 기술이다. 약물에 특정 암세포의 항원 단백질을 공격하는 항체를 링커로 묶은 형태로, 결합을 통해 치료제 효과를 높였다.

항암제는 정상 세포를 공격해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반면 ADC 기술은 특정 암세포에 반응하는 항체를 약물과 결합했기에 종양 세포만을 표적하고 사멸시킬 수 있다. 정상 조직에는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표적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한다. 적은 양의 약물로도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ADC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가 지난해 6월 열린 미국 임상종양학회에서 사람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2형(HER2) 발현이 낮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도 표준치료법(화학항암제) 보다 큰 생존 기간 개선을 확인받은 이후 더욱 주목 받았다. ADC 엔허투는 지난해 8월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다.

글로벌 제약사를 포함한 국내외 기업이 ADC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다. 머크(MSD),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의 빅 파마들은 관련 빅딜을 성사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암젠과의 기술이전 계약 역시 ADC 플랫폼 기술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의 높은 관심도를 보여준다.

미국 매체 시킹 알파(Seeking Alpha)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암젠의 계약이 암젠 경쟁사 머크(MSD)가 중국 켈룬 바이오텍과의 ADC관련 기술 이전 계약 사실을 발표한 직후 이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머크는 지난 22일 중국의 켈룬 바이오테크와 총 90억 달러(11조4000억 원) 이상 규모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GSK, 존슨앤드존슨의 얀센 바이오테크 등도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ADC 플랫폼 기술을 도입 중이다. GSK와 얀센 바이오테크 등은 메르사나 테라퓨틱스 사와 ADC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나스닥 상장사 엘레베이션 온콜로지(Elevation Oncology), 중국과 일본 다수 제약사 역시 ADC 관련 플랫폼 기술 확보에 한창이다. 

ADC 신약 파이프라인이 희귀의약품, 패스트트랙 등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밝은 전망을 더 한다. 이에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를 포함해 여러 국내 기업 역시 ADC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링커 및 결합 기술 암세포, 특이적 약효를 개선한 톡신 등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ADC기술은 ▲다양한 항체와 의약품 결합 기술▲암세포에만 발현시키는 기술▲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의약품 발현 등을 바탕으로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17일 ADC 기술을 보유한 피노바이오와 플랫폼 기술 실시 옵션을 도입해 계약과 함께 지분투자 및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자체 개발 ADC 기술을 보유 기업도 있다. 알테오젠과 앱티스는 각각 자체 개발 기술인 'NexMab', 'AbClick'을 보유 중이다. 노벨티노빌리티는 ADC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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