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UAE기업과 헬스·케어 의약품 제조 계약하며 협력 강화
GCC, 총 532억 달러 규모 헬스 케어 프로젝트 진행 등 인프라 구축 속도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글로벌 빅 파마가 중동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다. 중동은 헬스케어 수요의 확대, 연평균 11%에 달하는 경상 의료비 증가율에 인프라와 의료인력이 부족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이에 제약 ·바이오업계가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제조 계약을 체결했다.
27일 미국 엔드포인트 뉴스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UAE 수도 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G42 헬스케어와 의약품 제조 계약을 체결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G42는 의약품 수출, 연구 프로젝트 협력 등 다방면에 걸쳐 파트너십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협약으로 현지 제약 제품 생산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는 2021년 말 시작한 협업의 연장선상이다. 당시 협업을 선언했던 양측은 올해 여름 진단 및 임상 연구 분야 협력 확대를 위한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의향서에 이어 의약품 제조 계약 사실을 발표한 것이다. 다만 양사는 ‘무엇을 생산할지’, ‘제조 개시일’ 등 구체적인 거래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아부다비의 제조업 생산 증대에 기여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UAE는 오는 2031년까지 아부다비의 제조업 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약품 제조도 포함해서다. 이는 수요 확대와 이에 따른 각국 민·관의 인프라 구축의 일환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걸프협력기구(GCC·Gulf Cooperation Council) 지역은 2021년 기준 총 532억달러 규모의 헬스 케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각국 정부는 의무건강보험제도 도입, 병원과 의원 확충 등 헬스케어 인프라 부족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헬스케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GCC 6개국(UAE·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쿠웨이트·오만·바레인)의 경상의료비는 지난 20년간 연평균 11.1%에 달하는 증가율을 보였다. 2000년 127억달러에서 2018년 842억달러로 늘었다. 경상의료비란 1년간 국민 전체가 보건의료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하는데 지출한 최종 소비를 의미한다. GCC의 모든 국가가 연평균 9% 이상의 증가율을 나타냈으며, 카타르(15.5%), 쿠웨이트(11.8%), UAE(11.5%) 순이었다.
▲급증하는 수요에 반해 부족한 인프라와 의료인력 ▲GCC 총 GDP가 2019년 기준 1조6395억 달러에 이른다는 점 ▲정부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 등이 주목받으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역시 GCC 시장 진출에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로 국내 헬스케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코로나19 관련 제품부터 건강기능 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이 중동 시장에 진출했다. 제넨셀은 지난 5월 UAE의 오르디파마(Ordi Pharma FZ-LLC)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중동 및 터키 독점 판권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케어젠은 지난달 혈당관리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인 ‘프로지스테롤’ 제품에 관해 UAE의 제약회사인 ‘파마링크’와 약 138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오플로우는 걸프드럭과 24시간 소량의 인슐린이 지속 투여되는 웨어러블 의료기기인 ‘이오패치’의 공급 계약을 지난 3월 맺었다. UAE 포함 GCC 6개국에 488억원 규모를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1 한국 바이오헬스 제품 해외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UAE의 한국 바이오헬스 제품 이용률은 40.8%로 나타났다. 국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증가 추세다. 한국무역협회는 국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동환자 수 역시 2017년 32만명을 기록하는 등 증가 추세라고 밝혔다. 한국 대형병원과 성형외과 등이 중동 지역의 의료 인프라 부족에 대응해 적극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진출에 대해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지역의 부족한 의료 인프라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원격의료 기술, 현지 의료 시스템 구축 등 인프라 제공 차원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아울러 유럽과 미국 등 선진 의료시장 제품을 선호하는 중동 지역 의사들의 특징을 고려해 국제 인증 취득 등 안전성과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인지도 및 신뢰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