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대표, 첫 콘솔 신작TL 띄우기 나서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엔씨소프트가 PC·콘솔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THRONE AND LIBERTY)’를 출시하고 ‘리니지’ 의존도 낮추기에 나섰다. TL은 10년 만에 선보이는 PC게임이며, 첫 콘솔 게임이다. 엔씨소프트는 TL을 통해 체질개선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27일 엔씨소프트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둔 TL의 디렉터스 프리뷰 영상을 공개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겸 최고창의력책임자(CCO)가 직접 나서 작품의 개발 방향과 철학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누구든 자기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고 즐길 수 있는 세계, 이것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를 좋아하는 이유이며 이런 세계가 바로 TL”이라고 소개했다.
◇ TL, 체질개선 및 내년 성장 견인한다
김 대표는 이용자 앞에 직접 서며 TL 흥행에 사활을 걸었다. 김 대표가 공식 행사에 나선 건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실적 모멘텀이 될 주요 신작 발표회 때 등장했다.
김 대표의 마지막 공식 자리는 지난해 8월 ‘리니지W’ 쇼케이스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2’ 부진과 주가 하락을 겪었다. 당시 김 대표는 “마지막 리니지란 심정으로 개발했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김 대표가 나섰던 지난해 2월 블레이드앤소울2 쇼케이스 발표 당시 엔씨소프트는 신작 부재로 3개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위기였다.
TL 역시 엔씨소프트 실적 개선의 과제를 안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지적재산권(IP)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해묵은 과제로 꼽혔다. 높다. 올해 3분기 매출을 살펴보면 리니지 IP에 기반한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79%를 기록했다. 리니지 매출은 하향 평준화 되는 추세로 TL이 수익 다각화의 열쇠가 돼야 한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리니지W는 올해 1분기에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한 이후 매분기 하락하고 있다. 리니지W의 3분기 매출은 1971억원으로 지난 1분기(3732억원) 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TL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으로 성공 여부가 내년도 실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1년 이상의 신작 공백이 이어지고 있어 당장 내년도 실적 개선이 당면 과제다.
◇ 글로벌 전략···IP·플랫폼·비즈니스 모델
엔씨소프트는 체질개선 및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를 위해 리니지가 아닌 신규 IP에 기반한 작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또 북미 이용자를 공략하기 위해 콘솔 플랫폼에 도전했다. 엔씨소프트는 TL이 신규 IP에 기반한 만큼 리니지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배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전투와 경쟁으로 이뤄진 쓰론(THRONE), 월드에서 모험과 자유을 만끽하는 리버티(LIBERTY), 국가 세대를 초월해 모두 함께하는 앤드(AND)까지 TL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플레이 포 얼(Play for All)’을 향해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TL의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하고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PC와 콘솔”이라며 “모바일에서 이끌 수 없는 MMO만의 가치와 감성이 PC와 콘솔에서 살아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변수는 비즈니스 모델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존과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선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소개는 없었다.
다만,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영상에는 ‘야성 변신 미리보기’ 메뉴가 있었고, 독수리가 캐릭터로 변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이에 일부 국내 이용자 사이에는 기존 리니지 시스템과 비슷한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내년에 비즈니스 모델을 포함해 TL을 자세히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3년 초 TL 쇼케이스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해당 쇼케이스에 공개되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유저들의 신뢰 및 기대감만 확인된다면 출시 시점 가까워질수록 신작 모멘텀 발생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