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출시하는 토레스 전기차, 온라인 판매 계획 검토···쌍용차 “결정된 것 없어”
새 사명 달고 나온 첫 전기차인만큼 온라인 판매로 새 브랜드 이미지 구축
대리점 반발 “현대차와 달리, 쌍용차는 모델 많지 않아 한 차종만 온라인으로 팔아도 타격 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새 주인을 맞이한 쌍용자동차가 새 사명으로 바꾸고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엔 온라인 판매도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온라인 판매 브랜드가 늘어나면서 진입 문턱이 낮아진 데다, 인수합병(M&A) 이후 비용 절감을 위해서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내년 출시하는 토레스 전기차부터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사명을 달고 출시하는 첫 전기차인 만큼 온라인 판매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앞서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내년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사명을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쌍용차의 새 사명은 ‘KG모빌리티’가 될 전망이다. 사명 변경 이유에 대해 곽 회장은 “쌍용차의 팬덤도 있지만 아픈 이미지도 있기 때문에 새로운 차량은 KG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988년부터 쌍용차라는 이름을 쓰며 35년 역사가 가진 브랜드 가치가 있으나, 대규모 정리해고 및 잦은 회사 매각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기 때문에 사명을 바꾸며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려는 일환으로 풀이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아직 온라인 판매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라면서 “당장 온라인 판매를 하는 것은 아니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 중인 사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쌍용차가 결국 온라인 판매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미 온라인 판매를 통한 성공 사례가 있는 데다, 고객들도 온라인 구매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낮아진 만큼 굳이 온라인 판매를 배척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캐스퍼’를 출시할 당시 100% 온라인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캐스퍼는 온라인 사전계약 첫날 1만8940대를 기록하며 당시 기준 역대 현대차 내연기관 차 중 최다 기록을 세웠으며, 구매자가 몰려 서버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캐스퍼는 올해 4만4493대를 기록하며 온라인으로만 판매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레저용 차량(RV) 중 2위를 차지했다.
한국GM도 전기차 ‘볼트 EUV’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타호’를 온라인에서만 판매하고 있으며, 향후 출시하는 GMC 브랜드의 시에라도 온라인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수입차의 경우 테슬라와 폴스타가 100%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샵을 통해 인증 중고차 및 신차 판매를 시작했다. BMW코리아는 지난 2020년부터 온라인을 통해 한정판 모델을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기차 모델들도 온라인에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만성적자기업인 쌍용차를 인수한 KG그룹 입장에선 경영정상화를 위해 온라인 판매를 통한 비용절감도 필요한 상황이다. KG그룹은 쌍용차 인수를 위해 3655억원을 투입했으며, 향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약 1조원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온라인 판매를 진행할 경우 대리점과의 마찰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현대차도 캐스퍼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려고 할 당시 판매 노조 반발이 거셌다. 기아 EV6는 사전계약을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려고 했으나, 노조 반발로 인해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진행했다.
특히 온라인 판매 비중이 늘어날 경우 대리점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대리점과의 협상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쌍용차 판매대리점협의회는 지난 10월 KG그룹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리점과 영업사원을 말살하는 인터넷 판매 계획을 전면 중단하라”고 밝힌 바 있다.
쌍용차 대리점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가 힘든 시기에 대리점들도 손실을 감내하면서 고통 분담을 해왔다”며 “현대차와 달리 주력 모델이 많지 않은 쌍용차 입장에선, 한 차종만 온라인 판매해도 대리점 피해가 크다. 대리점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