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고가 기록 대비 1/3 수준···중개거래 아닌 직거래로 절세를 위한 증여매물 분석도

수도권의 아파트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수도권의 아파트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이하 GTX) 신설 호재를 타고 급등한 인덕원 아파트값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철길 따라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감에 단기간에 수억원씩 뛰었지만, 코앞에 닥친 금리인상 여파가 개통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장기 교통 호재를 압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안양시 푸른마을 인덕원대우 전용 84㎡가 지난달 4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8월 GTX 호재로 12억4000만원 신고가를 찍은 것 대비 8억2000만원 떨어진 것이고, 1년여 사이 집값이 반토막을 넘어 1/3 수준이다.

인덕원은 경기 양주 덕정과 수원을 남북으로 잇는 GTX-C노선의 대표적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GTX-C노선 정차역에서 인덕원역을 포함시킨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지난해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며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큰 폭으로 뛴 영향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절세 목적의 특수 거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인덕원 일대 집값이 크게 떨어진 점을 고려해도 전세보증금 보다 낮은 매매가로 나오는게 말이 안 된다”며 특수거래일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실제 이 단지의 동일타입 전세 실거래가를 보면 이달 16일 매매가보다도 높은 4억6000만원에 신고됐다.

현행법상 시세와 실거래가 차이가 30% 또는 3억원 이하인 경우 정상 거래로 인정한다. 가족 간 거래를 원천 차단할 수는 없는 만큼 이 범위에서 거래를 하면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등을 아낄 수 있다. 이 같은 까닭에 최근 직거래는 예년대비 늘고있는 추세를 보인다. 올해 9월 전국 아파트 거래 중 직거래는 17.8%(3306건)를 차지해 전년 같은 기간(8.4%)에 견주어봤을 때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그러나 해당 거래건은 최근 실거래가 대비 37.3% 낮은 가격이어서 세무 당국이 특수 거래로 보고 증여세와 양도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해당 거래 당사자인 매도자와 매수자는 성씨가 같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전국 아파트 거래 중 특수관계인 간 이상 직거래의 기획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1월부터 올 6월까지 신고된 전국 아파트 거래다. 국토부는 조사 결과 편법 증여·명의신탁 등 위법 의심행위에 대해 국세청, 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에 통보할 방침이다.

한편, 위 사례가 특수거래일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인덕원 집값이 타 지역 대비 곤두박질치는 사례는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84㎡도 지난달에 10억8000만원에 손바뀜이 성사됐다. 이는 지난해 16억3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던 것이 5억5000만원 떨어진 수준에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인덕원마을 삼성 전용 79㎡도 지난해 9월 10억5000만원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운 후 1년여 만인 이달 중순 5억7000만원까지 50% 가까이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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