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및 분기 배당 확대 힘입어 평균 4~7% 전망
4분기 기준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금융사는 우리금융 예상
"PBR 낮아 타 금융지주사 대비 저평가···호실적 속 배당성향도 30%로 높아져 매력 충분"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연말을 앞두고 높은 배당 수익률이 기대되는 은행주의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고배당주에 꼽히는 은행주들의 배당수익률은 중간 및 분기배당 확대 등에 힘입어 평균 4~7%를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중간 및 분기배당 지급분이 많은 대형 금융지주 3사보다는 연말 배당이 많은 우리금융의 4분기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은행주 모두 배당 이후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비용 상승과 경기침체 부담으로 주가 부진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주요 은행과 금융지주 종목들로 구성된 KRX 은행 지수는 전 거래일인 22일 660.28에 마감했다. 5대 시중은행과 지방금융지주, 인터넷 전문은행 등이 포함된 이 지수는 지난 9월 말에는 500선 중반까지 밀리며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10월 중순 이후 랠리가 시작되면서 지수가 100 넘게 올랐다.
이와 같은 주가 강세는 은행주들의 배당수익률과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다. 은행주들의 연말 배당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은행 종목들의 주가가 연이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의 올해 배당락일은 오는 28일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27일까지 주식을 매수하면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은행주들의 경우 지난해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배당수익률은 평균 4~7%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유가증권 배당수익률인 2.1%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아직 금융지주사별로 배당액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22일 주가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배당금을 대입해보면 ▲KB금융지주(5.59%) ▲신한금융지주(5.17%) ▲우리금융지주(6.98%) ▲하나금융지주(6.84%) 등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4분기 배당수익률만 해도 3~7% 정도로 추정된다. 반기에 한 번 배당하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배당수익률이 5~7%로 높은 수준이고 분기마다 배당하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배당률도 3% 정도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은행 배당정책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시사한 점이 일정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달 2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권 애널리스트와의 간담회에서 "은행·금융지주의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과 가격 결정 등에 금융권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금융당국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지주사들도 그 동안 주주친화 정책 기조를 시사해왔던 만큼 배당 매력이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이 배당제도 개선을 추진 중인 점도 은행주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현행 배당제도는 매년 12월 말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한 후 다음해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결정하고 4월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선진국의 배당제도처럼 배당금 결정일 이후 주주를 확정하는 방식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4대 금융지주 중 연말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금융사는 우리금융지주로 전망하고 있다. KB·신한·하나금융지주 등 대형 금융지주 3사의 경우 분기 배당 및 중간배당으로 인한 배당수익 지급분이 많아 정작 4분기 배당 수익률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반면 우리금융의 경우 중간배당은 했지만 액수가 크지 않아 기말 배당수익률 추정치(9일 종가 기준)만 7.5%에 달한다. 9일 종기 기준 4분기 주요 금융지주 배당수익률을 살펴보면 ▲KB금융지주(3.2%) ▲신한금융지주(3.2%) ▲우리금융지주(7.5%) ▲하나금융지주(5.3%)로 예상된다.
다만 배당락 방어 측면에서는 우리금융지주보다 3대 금융지주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최근 은행업의 주가 호조는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현상인데 3대 금융지주는 미리 지급한 배당이 많아 분산 효과가 있고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 환원 강화를 추진하고 있어 배당락은 비교적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주가 흐름이 좋은 은행주지만 배당 이후에는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예상보다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 오히려 이자 비용 상승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은행들의 순이자마진 상승 폭은 둔화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 하락이 나타나면서 경기침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PBR(주가순자산비율) 0.33 수준에 그쳐 다른 대형금융사 대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호실적 속에서 밸류에이션 상 목표 배당성향도 30%로 높아져 배당 관련 매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