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커버링에 따른 일시적 현상 vs 내년 호실적 반영
카카오뱅크 주가, 급등락 반복···뚜렷한 반전 모멘텀 필요
현재 시장 분위기상 다양한 요인 두고 주가 전망 예측 한계···구조적 상승 논의 시기상조

카카오뱅크 주가 추이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한 달 만에 2배 가까이 오른 카카오뱅크 주가를 놓고 업계의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주가 급등 이유로 숏커버링(공매도 후 매수)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일각에서는 내년 호실적 전망이 반영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최근 카카오뱅크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인플레이션 피크아웃(고점 통과)에 따른 금리 인상 조절론이 나오는 가운데 뚜렷한 반전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2만59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4일에는 장중 3만원선을 넘기며 지난 10월 28일 최저가(1만5800원)를 기록한 후 6주 만에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모회사인 카카오 등 기술주와 성장주도 해당 기간 회복세를 보였지만 카카오 그룹주 중 카카오뱅크의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다.

업계에서는 최근 한 달 새 이뤄진 반등과 관련해 숏커버링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숏커버링이란 공매도 투자자들이 빌려서 판 주식을 되갚기 위해 다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주가 상승 조짐이 보이면 공매도 투자자들로서는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주식을 되사들여야 하는 유인이 생기는데 이런 상황을 숏커버링이라고 한다.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숏커버링에 나서면 매수세가 강화돼 향후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진 이유는 수급에 기반한 전형적인 숏커버링 효과에 가깝다는 진단이 주효하다"며 "고강도 긴축과 금리인상 여파로 주가가 계단식으로 내려왔지만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전반적인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의 경우 숏커버링이 쏟아지며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 주가가 크게 반등하기 전날에는 공매도 비중이 높았다. 주가가 가장 낮았던 10월 28일은 공매도 비중이 31.68%였다. 이후 31일 주가는 전일 대비 7.89% 올랐다. 지난달 10일과 30일의 공매도 비중은 각각 18.69%, 24.09%였으며 다음날 주식은 장중 각각 28.1%, 12.38%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문제는 숏커버링 기대감만으로는 주가 상승이 길게 지속되기에는 어렵다는 점이다. 주가 반등에 대한 반동으로 단기이익을 실현하려는 매도세의 유입도 고려하면 추세를 바꾸는 것은 부족함이 많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연말에는 공매도 대차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숏커버링에 대한 기대감이 집중된다. 기업 결산을 앞두고 주식을 공매도한 투자자는 주식 대여자에게 배당금과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이런 비용 부담 때문에 배당락일(12월 27일) 이전에 주식을 상환하는 경우가 많다. 숏커버링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단기적인 수급 개선 영향이 주가 상승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 변화에 따른 주가 상승이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주가는 특별한 호재 없이 성장주에 불리한 금리 인상 국면을 맞닥뜨리면서 하락했는데 최근에는 숏커버링 과정에서 수혜가 예상된다"며 "중간에도 몇 번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큰 이슈 없는 기술적 반등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실적 전망이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 확대, 가상자산, 주식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연동 서비스 등 중장기적으로 카카오뱅크의 수신 경쟁력이 추가 개선될 재료는 풍부하다는 판단이다. 

대출 시장 둔화 압력은 높지만 카카오뱅크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확대 등에 따라 올해 보다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신 경쟁력과 상대적으로 짧은 리프라이싱(가격 조정) 주기에 힘입어 순이자이익이 18.2% 개선, 연간 손익이 34.5% 증가해 시중은행 대비 양호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전월세대출도 내년 중 3조원 가까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저신용자 목표비율 충족을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은 계속 증가하겠지만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라도 그 외 신용대출은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출시한 개인사업자 뱅킹서비스와 내년 상반기 중 도입될 대환대출플랫폼도 플러스알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장 분위기상 다양한 요인을 놓고 주가 전망을 예측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 낙폭이 상당히 컸기 때문에 약간의 모멘텀 요인에도 반등폭이 컸다"며 "뚜렷한 반전 모멘텀이 나오지 않는 이상 구조적 상승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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