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수입차 판매 독일차 비중 72.1% 달해···벤츠·BMW, 반도체난에도 판매량 더 늘어
전기차 판매량도 영향 미쳐···독일 브랜드 9월부터 전기차 판매 가속화
미국·일본은 전기차 판매 아직 미온적···판매 격차 갈수록 심화될듯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 브랜드 위주의 판매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시대에 이르러 판매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전기차 부문에서도 1, 2위를 다투고 있으며 한동안 부진했던 아우디와 폴크스바겐도 전기차 판매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1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독일 완성차 브랜드의 전체 판매량은 18만3090대로 전체 수입차 판매량 25만3795대(테슬라 제외)의 72.1%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 동기 판매 비중 68.9% 대비 3.2%p 높아지며 70%를 넘어섰다.
독일차 비중이 높아진 덴 반도체 수급난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국내 시장서 입지가 높은 벤츠 및 BMW는 국내 판매물량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지난해보다 되레 판매량이 늘었다. 1~11월 벤츠(7만1525대·3.1%↑)와 BMW(7만1713대·16.7%↑)는 각각 28.2%, 28.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반면, 미국 및 일본 브랜드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프(6593대·29.5%↓), 포드(4736대·18.5%↓) 등 미국 브랜드는 반도체 수급난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1~11월 미국 브랜드의 판매량은 2만3121대로 전년 대비 17.1% 감소했다. 쉐보레(8529대·0.3%↓)는 지난해와 비슷한 판매량을 유지했다.
렉서스(6534대·27.4%↓), 혼다(2962대·27.0%↓) 등 일본 브랜드 역시 피해가 컸다. 11월까지 일본 브랜드의 판매량은 1만5315대로 지난해 1만8981대와 비교해 19.3% 줄었다. 토요타(5819대·1.9%↓)는 지난해와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다만 반도체 수급난 외 전기차 판매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11월 독일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량은 1만3496대다. 같은 기간 독일 브랜드의 전년 대비 전체 판매량 증가분 9401대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하반기 들어 독일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가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9월 벤츠는 주력 모델인 EQE를 출시했으며, 같은 달 아우디는 Q4 e-트론을 선보였다. 폴크스바겐 역시 9월 ID.4를 출시하며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BMW는 내년 초 엔트리 모델인 iX1을 출시하며 전기차 판매량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업계에선 전기차 판매격차가 향후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유럽 브랜드가 유럽연합의 엄격한 환경 규제에 맞춰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도 미국 및 일본 브랜드에 비해 적극적인 편이다.
포드 및 쉐보레는 현재 미국 내 전기차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량도 이전에 출시된 쉐보레 볼트EV·EUV에 국한됐다.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 등 미국 시장 수요에 맞춘 모델 위주로 출시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프는 아직까지 소형 전기차 어벤저의 국내 출시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일본 브랜드는 전기차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 일본 브랜드에선 올해 렉서스 UX300e 1종만 국내 출시가 이뤄졌다. 판매량 마저 63대에 그쳤다. UX300e의 저조한 판매량과 관련해선 233km에 불과한 짧은 최대주행거리가 단점으로 지적된다. 렉서스는 RZ450e를, 토요타는 bZ4X를 향후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보이나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력 및 판매물량 확보와 관련해선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IT 기업으로 분류되기도 하는 테슬라는 이번 집계에서 제외됐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11월 총 1만4372대를 판매했다. 해당 판매량을 포함할 시 미국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량이 독일 브랜드의 판매량보다 높아진다.
독일·미국·일본 외엔 스웨덴 브랜드의 약진이 눈에 띈다. 스웨덴 브랜드엔 볼보 및 폴스타가 속해있다. 볼보는 올해 C40 리차지 및 XC40 리차지 등 전기차 2종을 출시했으며 각각 722대, 193대를 팔았다. 폴스타는 폴스타2 단일 차종으로 1~11월 2623대를 판매하며 흥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