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연내 목표로 스무디킹 증자 단행 계획
스무디킹 추가 출점 계획 없어···폐업 가능성에도 무게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신세계푸드의 스무디킹코리아가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그간 이마트24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했던 스무디킹은 실적 악화로 이마트24와의 제휴가 종료했다. 스무디킹 적자 매장 중 일부도 폐점을 검토 중이다. 일단 신세계푸드는 올 연말까지 스무디킹 증자를 단행하고, 실적 개선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그간 이마트24와 제휴해 숍인숍 형태로 매장을 오픈했던 스무디킹 매장을 더 이상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스무디킹은 신세계푸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과일 음료 전문점이다. 앞서 신세계푸드는 2015년 말 해외 스무디킹의 한국 내 판권을 180억원에 확보했다. 이후 스무디킹홀딩스의 식음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했다. 당시 스무디킹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제2의 스타벅스를 만들겠다’는 포부 아래 인수된 기업이다.
그간 신세계푸드는 스무디킹 가맹점과 이마트24와 협업한 숍인숍 형태 매장으로 운영해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재 스무디킹 매장수도 2018년 113개에서 2020년 293개로 늘었다가 현재 244개 매장(휴점 매장 점포 제외)만 운영하고 있다.
다만 신세계푸드가 스무디킹을 인수한 후 7년여간 스무디킹은 단 한번도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최근 스무디킹의 3년간 실적을 보면, 스무디킹 매출은 2019년 150억원대에서 지난해 82억원으로 46%가량 줄었다. 적자도 지속됐다. 2018년 4억원대였던 스무디킹의 적자 규모는 지난해 18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스무디킹은 인수 당시 자본금이 856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기준 5억6105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자본 축소로 스무디킹의 부채비율도 악화했다. 2018년 58.4%였던 스무디킹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943.4%까지 늘었다. 유통업계에서는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면 재무건전성이 위험하다고 평가한다.
일단 신세계푸드는 스무디킹을 위해 현금출자를 검토하고 있다. 장기간 스무디킹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유상증자를 통한 현금출자에 나서려는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푸드가 스무디킹에 대한 유상증자 검토를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스무티킹을 인수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현금출자를 진행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올 1분기 기준 신세계푸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608억원에 달하지만, 스무디킹의 자금 지원을 단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과거 신세계그룹의 신사업 실패 사례처럼 스무디킹도 이에 따른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앞서 신세계는 제이원을 인수해 생수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먹는물 관리법 위반으로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서 폐업했다. 일본의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한 삐에로쑈핑도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고, 이마트의 가정간편식 PK피코크, H&B스토어 부츠 등도 마찬가지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스무디킹 증자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내 증자 목표로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금액과 시기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점포 운영 계획에 대해서는 “기존 점포 가운데 저비용 고효율로 개선해나갈 것”이라며 “추가 출점 계획이나 폐업, 매각 등은 계획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