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청약설’ 둔촌주공도 5배수 못 넘겨···아파트 매매가 31주 연속 하락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금리인상 기조와 집값 고점 인식에 ‘흥행 불패’로 불리던 서울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한 자리 수로 떨어졌다.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매매가도 매주 최대 하락폭을 경신하고 있다.
11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는 이달 7일 기준 6548가구(사전청약·공공분양 제외) 모집에 6만988명이 1순위 청약을 해 평균 경쟁률 9.3대 1을 기록했다.
지난 해 1721가구 모집에 28만1975명이 몰려 평균 163.8대 1의 경쟁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청약시장 경쟁률이 크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1순위 청약자 수 역시 4분의 1로 줄었다. 작년에는 5만126가구 모집에 155만1여명의 1순위 청약자가 몰렸지만, 올해는 5만647가구 모집에 42만3000여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평균 청약 경쟁률도 30.4대 1에서 8.4대 1로 하락했다.
지방도 마찬가지였다.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4.0대 1에서 8.5대 1로 낮아졌고, 전국 경쟁률도 19.3대 1에서 8.5대 1로 떨어졌다.
올해는 이달 7일까지 청약을 진행한 17개 단지 중 영등포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를 제외한 나머지 16개 단지는 모두 두 자릿수 이하 경쟁률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내년 분양시장의 바로미터로 꼽혔던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1순위 경쟁률은 4.7대1로 5배수를 넘기지 못했다. 이는 17개 단지 중 5번째로 낮은 수치다. 둔촌주공은 올림픽 공원과 근접한데다 학군과 교통이 뛰어나 10만명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기대치에 미치는 못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저금리와 집값 상승세로 ‘묻지마 청약’이 유행했다면, 올해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고, 집값 하락세가 겹치면서 예비청약자들의 ‘청약통장 아끼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첨 평균 최저 가점도 낮아졌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평균 최저 가점은 59.9점이었으나 올해는 42.2점으로 17.7점 하락했다. 올해 8월에 분양한 구로구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평균 최저 당첨 가점이 14.0점에 불과하기도 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둔촌주공이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과 부동산 시장 침체, 고분양가 등으로 생각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이며 올해 서울 청약 경쟁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며 “뒤이어 분양하는 서울 단지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0.59% 하락했다. 올 5월 둘째주부터 31주 연속 하락한 셈이다. 주간 하락폭은 전주(-0.56%)에 이어 또 다시 2012년 5월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아파트 매매가 하락폭은 수도권(-0.69%→-0.74%)과 지방(-0.43%→-0.45%) 모두에서 확대됐다. 시도별로는 세종(-1.02%)시의 하락 폭이 가장 컸으며 인천(-0.98%)과 경기(-0.78%), 대구(-0.68%), 대전(-0.61%), 서울(-0.59%), 울산(-0.58%), 부산(-0.53%), 경남(-0.51%)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