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1~11월 미국 시장 내 전기차 판매량 테슬라 다음으로 많아
국내 시장에선 부진 지속···전기차 출시 및 판매 차종 확대도 불확실해
2025년 이후에 실적 반등 기대···SK온과 협력해 배터리 공장 건설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포드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선 상반된 모습을 보여 비교가 된다. 미국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전기차 모델도 국내 출시가 어려운 상황이라 반등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CNBC 등 외신과 포드 코리아에 따르면 포드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다음으로 높은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포드는 올해 1~11월 미국 시장에서 총 5만3752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올해 10월까진 현대차그룹(현대자동차·기아·제네시스)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 2위를 차지했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후 순위가 뒤바뀌었다. 순위 평가에서 수소전기차 넥쏘의 판매량은 제외됐다.

미국 시장 내 포드의 선전은 국내 시장에서의 모습과 상반된다. 포드 코리아는 현재 국내서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도 적은 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포드는 올해 1~11월 4736대 판매에 그쳤다. 전년 동기(5809대) 대비 판매량이 18.5% 감소했다. 올해 반도체 수급난으로 대다수 브랜드의 판매량이 감소한 것을 감안해도 판매 규모 자체가 작다. 

포드가 미국 시장과 달리 국내 시장에선 부진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포드가 미국 시장과 달리 국내 시장에선 부진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포드의 국내 시장 부진과 관련해선 특정 차종에 치중된 판매흐름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포드는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익스플로러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1~11월 익스플로러 판매량은 2927대로 전체 판매량의 62%를 차지한다. 대형 SUV의 경우 높은 가격 특성상 판매량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차종 확대에도 현재로선 판매량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포드가 판매하는 전기차종의 경우 국내 시장서 수요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포드는 현재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과 전기 밴 ‘E-트랜짓’, 전기 스포츠카 ‘머스탱 마하-E’를 판매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국내선 픽업트럭 및 밴 수요가 높지 않지 않다. 스포츠카 모델도 수요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물량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F-150 라이트닝은 앞서 사전예약에서 20만명이 몰리고, 머스탱 마하-E는 높은 수요로 4월부터 2022년형 모델 주문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전기차 외 판매 차종 확대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현재 포드는 미국 시장에서 ▲에코스포츠 ▲이스케이프 ▲엣지 등 다양한 크기의 SUV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국산 및 독일 브랜드를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진 미지수다.

전기차 및 다른 차종 출시 가능성과 관련해 포드 코리아 관계자는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며 “내년 래인저 등 신형 모델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2025년 이후에나 유의미한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SK온과의 협업으로 향후 전기차 생산량이 늘어나고 판매가격도 저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포드는 현재 2025년 1분기 배터리 셀 양산을 목표로 SK온과 협력해 미국 켄터키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한편, 국내 시장 내 부진한 판매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포드는 올해 초 인기 모델 ‘브롱코’를 국내에 출시했다. 공급량 부족으로 판매량이 많진 않지만, 차종이 늘어났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최근 KT와 협업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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