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 다품목 매출구조, 핵심품목 빈곤···지급수수료·판관비 증가, CSO 영업 안정화 필요
삼성제약 “제조정지 처분이 적자 원인”···업계 “체질개선 필요” 지적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삼성제약이 올해도 경영부진이 이어져 10년 연속 영업적자가 현실화 될 지 주목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견제약사인 삼성제약은 개별재무제표 기준, 올 3분기 누적 377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7.7% 감소한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89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단, 지난해 같은 기간 –106억원에 비해 적자 폭은 감소했다. 이처럼 올 들어 9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가 발생함에 따라 삼성제약이 지난해까지 기록한 9년 연속 영업적자가 올해도 이어질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삼성제약은 지난 2012년 5억원 영업흑자를 기록한 후 이듬해부터 적자를 보였다. 2013년 –114억원을 기록한 적자가 지난해 –181억원으로 이어진 것이다. 적자 폭이 가장 컸던 시점은 2014년 –198억원이다. 반면 2015년 –8억원은 적자 폭이 가장 작았던 규모다. 만약 올해도 흑자를 내지 못하면 10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2월 향남공장을 에이치엘비제약에 420억원 규모로 매각하고 외부아웃소싱을 늘리는 등 삼성제약 경영진은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회사 경영난이 가중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선 매출을 올려야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측면으로 파악하면 400억원대였던 삼성제약 매출은 2014년 300억원대로 떨어진 후 2016년 다시 4000억원대에 복귀했다. 이어 2021년 500억원을 돌파한 삼성제약은 올해는 지난해에 다소 못 미치는 실적이 예상된다. 삼성제약 최다 매출 품목은 항생제 ‘삼성세파클러캡슐250mg’으로 파악된다. 올 매출이 40억원으로 회사 전체 10.7%를 점유했다. 전문의약품 중 눈에 띄는 품목은 전립선 치료제 ‘삼성피나스테리드정5mg’다. 올 들어 15억원을 판매한 이 품목 매출 비중은 4.0%다. 전문약 매출 비중은 89.6%로 집계돼 다른 제약사와 유사한 구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특정 제품 2개를 제외한 나머지 전문약 비중이 75.0%라는 것은 매출이 적은 다수 품목을 공급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며 “매출 비중이 10% 가량 차지하는 제품은 회사 규모나 구조에 따라 다르지만 삼성제약은 이같은 품목군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일반의약품 역시 뚜렷한 주요품목이 보이지 않는다. 소화제 ‘가스명수액’은 15억원 매출로 4.0% 비중을 기록했다. 삼성제약 간판 품목이던 간장질환용제 ‘쓸기담50mg연질캡슐’ 매출 비중은 전체 1%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영업이익 부진 원인을 들여다보면 우선 지급수수료가 3분기 누적 22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7.0% 증가한 실적이다. 지급수수료 대부분은 CSO(영업대행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로 추정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CSO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대폭 증가하면 최소한 매출은 소폭이라도 올라야 하는데 매출은 제자리”라며 “5년 전 CSO 영업을 개시한 삼성제약이 지급수수료를 늘리는 배경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지급수수료 증가로 인해 수수료를 포함한 판매관리비도 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194억원이 올해 278억원으로 43.7% 증가한 것이다. 직원 급여 등 대부분 판관비 항목은 전년대비 줄었다. 반면 감가상각비(6억원)와 접대비(5억원) 증가가 눈에 띈다. 지급수수료와 판관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출원가율이 지난해 78.5%에서 올해 49.7%로 떨어진 점은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상장제약사 평균 원가율이 50%대 후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원가율에서 삼성제약은 상위권 업체로 꼽힌다.
이같은 매출과 영업이익 동반 부진 상황과 관련, 삼성제약은 정부의 제조정지 처분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삼성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GMP 특별기획점검으로 올 상반기 3개월간 제조업무정지 행정처분이 있었다”며 “제품 생산 및 위탁생산, 품질시험 등 업무가 정지돼 어려움이 있었고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제약은 경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행정처분으로 판매 중단됐던 ‘콤비신주 4.5g’은 변경 허가가 완료돼 위탁생산처 일정에 따라 내년부터 생산, 시장에 공급할 방침이다. 또 ‘콤비신주 3g’과 ‘콤비신주 1.5g’에 대한 변경허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정책에 발맞춰 생산능력 향상과 품질관리 완전성을 위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결국 삼성제약은 영업적자 원인을 제조정지 행정처분으로 돌리며 일부 품목 생산 재개 등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는 처분 외에도 적지 않은 경영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조정지도 중요하지만 몇 년 후면 창립 100주년을 맞는 삼성제약은 회사의 전반적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며 “일례로 수수료를 줄이며 CSO 영업을 안착시키는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