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60 생산량 적어 출고 기간 줄어들기 어려워···올해 1~11월 5427대 판매에 그쳐
연식변경에 따른 가격 인상 및 내년 보조금 축소까지 예상되며 경쟁력 저하 우려
“제네시스, 2025년 전기차 판매 본격화하기 전 GV60 판매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제네시스 ‘GV60’가 낮은 생산량으로 긴 출고 기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연식변경에 따른 가격 인상 및 보조금 축소로 경쟁력 저하가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선 제네시스가 본격적인 전동화 전략 시행 전 테스트 모델로 GV60을 출시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GV60의 긴 출고 기간이 최근 반도체 수급난 완화 흐름에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모델 대비 생산량 자체가 많지 않아 한 달에 출고되는 차량도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GV60 출고까진 1년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
올해 1~11월 GV60 판매량은 5427대에 그친다. 월평균 판매량이 493대에 불과하다. 올해 반도체 수급난으로 대다수 모델의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하더라도 현대차그룹 전기차 가운데 유독 저조한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아이오닉5는 2만6688대, EV6는 2만3615대가 판매됐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제네시스가 본격적인 전동화 모델 판매 전 테스트 모델로 GV60을 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인 제네시스에게 GV60은 사실상 테스트 모델에 불과하다”며 “동급 시장에선 아이오닉5 판매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네시스는 현재 GV60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G80 EV 및 GV70 EV와 다르게 가솔린 모델과 혼류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단일 모델만 있는 GV60의 경우 생산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GV60 생산량을 늘릴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급 브랜드를 지향하는 제네시스가 아이오닉5 및 EV6와 경쟁하면서까지 GV60 판매에만 집중하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보다는 우선 기존 고수익 내연기관 모델 판매에 집중하며, 2025년부터 본격적인 전기차 판매에 나서는 게 낫다는 분석이다.
앞서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신형 모델로 전기차만 출시하고, 2030년부턴 모든 판매 라인업을 전기차로 구성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생산량이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격 인상까지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 인상 흐름에 따라 GV60 역시 연식변경 모델 출시와 함께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아이오닉5 및 EV6 역시 23년형 모델 출시와 함께 300만~400만원이 인상됐다.
또한 내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축소 소식이 전해진다. 출고 기간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과 보조금 축소가 겹친다면 GV60의 경쟁력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GV60엔 최대 350만원의 국고보조금과 서울시 기준 100만원의 지자체 보조금이 지급됐다.
GV60의 낮은 생산량에 대해 제네시스 관계자는 “시장 수요 분석에 따라 결정된 사항이다”며 “향후 신형 모델 출시 및 생산 일정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현대차그룹의 신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이후 제네시스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그룹은 현재 기존 E-GMP보다 범용성 높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며 “해당 플랫폼 개발 이후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eS를 개발하고 있다. eS는 모든 세그먼트를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기존 E-GMP에 비해 적용 범위가 넓다. 공용 플랫폼 적용 시 생산효율이 높아져 전기차 판매에 따른 수익이 높아질 수 있다. eS는 오는 2025년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