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p 높아···시중은행이 외면한 차주 대출공급
개인 신용대출 시장 축소···개인사업자 대출 '올인'
같은 인뱅인 케이뱅크보다 금리 높은 점은 문제

/사진=토스뱅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토스뱅크가 올해 내준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2%포인트 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이 대출을 잘 내주지 않는 신용등급의 소상공인들에게 대출을 많이 공급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같은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보다도 금리 수준이 높은 점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가 올해 8~10월 동안 개인사업자에게 새로 내준 신용대출의 전체 평균 금리는 7.6%다. 대형 시중은행 대비 최대 2.75%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평균 금리는 3.47~5.68%을 기록했다. 케이뱅크(5.46%)보다도 2.14%포인트 크게 높다. 

토스뱅크의 대출 금리가 높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들에게 대출을 내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토스뱅크가 신용등급 4등급 차주에게 내준 대출의 평균금리는 6.5%이다. 전체 평균대출 금리가 7.6%인 것을 고려하면 토스뱅크는 4·5등급 차주들에게 대부분 대출을 내줬다는 의미다. 통상 4·5등급은 신용도가 낮지 않지만,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 눈물을 머금고 제2금융권에서 높은 수준의 금리를 감당하는 경우가 많은 차주들이 있는 구간이다. 

토스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에 전력을 쏟고 있다. 대출자산 성장에 있어 개인사업자 대출 사업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개인부문 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두 가지 외에는 이렇다 할 대출 상품이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개인 신용대출은 올해 들어 금리가 크게 오르고 대출 규제가 강화돼 시장 자체가 축소됐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고 있지만 이를 통해 성장을 이루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에 토스뱅크는 대형 시중은행이 외면하는 신용등급의 차주들에게도 대출을 적극적으로 제공했다. 더구나 시중은행은 최근 리스크 관리를 위해 개인사업자 대출의 벽을 더 높였다. 대출 금리를 올리고 심사를 까다롭게 했다. 이에 5대 시중은행의 총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도 지난 10~11월 두 달 연속 감소했다. 

토스뱅크는 시중은행이 한 발 물러선 자리를 더욱 적극적으로 파고들었다. 그 결과 올해 11월 말 기준으로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약 1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2월 대출을 첫 선보인 것을 고려하면 한 달에 약 1300억원 성장한 셈이다. 특히 9월 이후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하지만 토스뱅크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다. 

/자료=은행연합회,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하지만 일각에선 케이뱅크와 비교해도 대출금리가 높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케이뱅크도 4·5등급 차주들을 위주로 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이 구간에 속한 차주에 제공한 금리만 놓고 비교해보더라도 토스뱅크의 대출금리는 큰 폭으로 높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4등급 금리는 케이뱅크(4.98%)보다 약 1.52%포인트 높다. 5등급의 경우도 토스뱅크(9.13%)가 케이뱅크(5.67%)보다 약 3.46%포인트 크게 높다. 물론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자료의 신용등급은 공통 기준이 아닌 각 은행이 자체적으로 산정한 등급이다.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금리 차이가 크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더구나 토스뱅크의 자산건전성 악화도 염려되는 대목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대규모 부실사태의 뇌관으로 꼽힌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매출 회복은 안되는데 대출금리 급등으로 이자 부담은 크게 늘어난 상태다. 그런데도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리는 것은 리스크 관리가 힘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토스뱅크의 자산건전성은 아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가 더 길어지면 부실채권이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토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은행들의 대출 정책은 자금 사정이 어려운 개인사업자들에게 반가운 일일 것이다”라며 “하지만 최근 부실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에게 대출을 늘리는 건 은행 건전성 관리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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