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준 신임 사장, 네트워크사업부 요직 두루 거친 전문가
신사업 발굴 강화 포석···“이재용 회장이 공 들이는 분야”

삼성 서초사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가 네트워크사업부장을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으로 교체했다. 미래 먹거리인 네트워크 사업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트워크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분야다.

5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는 변화 대신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다. 이재용 회장 승진 후 첫 인사로 대부분의 사업부장이 보임됐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 투톱 체제도 유지됐다. 삼성전자에서 네트워크사업부 수장만 바뀌었다.

김우준 삼성전자 신임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주요 약력. /자료=삼성전자,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김우준 사장, 5G 통신장비 공급 확대 나선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네트워크사업부는 이재용 회장이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 분야”라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했지만, 프리미엄 부문에서 애플의 아성을 넘어서기 쉽지 않아 만만치 않다는 걸 직감하고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사업부 무게중심을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에서 기업간거래(B2B)로 옮기려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968년생인 김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네트워크 업체인 에어바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거쳐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에서 상품전략그룹장, 차세대전략그룹장, 전략마케팅팀장 등을 역임했다. 핵심 보직을 두루 섭렵하면서 네트워크 사업 기반을 공고히 다졌단 평가를 받는다.

김 사장은 기술 리더십과 사업 감각을 바탕으로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공급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2020년 3월 뉴질랜드 이동통신 사업자인 스파크와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삼성전자는 스파크와 협력해 뉴질랜드 5G 상용망 구축에 나선 바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일본으로 5G 통신장비 공급을 확대하는 중이다. 지난 5월 미국 이동통신 사업자인 디시 네트워크의 대규모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됐는데, 계약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일본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에 28GHz 초고주파 대역을 지원하는 초경량·초소형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사진=연합뉴스

◇6G 기술 개발에도 ‘박차’···이재용 “내부적으로 2년 전부터 준비비”

김 사장은 차세대 기술인 6세대 이동통신(6G) 선행 기술 연구에도 역량을 결집할 전망이다. 5G보다 속도가 50배 빠른 것으로 알려진 6G는 오는 2028년 이후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주요국의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6G가 모바일 홀로그램, 메타버스 등 미래 산업의 기반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통신과 컴퓨팅 기술 융합을 통한 6G 시대를 준비 중이다.

6G 역시 이재용 회장이 진두지휘하며 챙겨온 분야다. 삼성전자는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기술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2020년 7월에는 6G 백서를 발간해 차세대 기술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청와대에서 열린 행사에서 “6G도 내부적으로 2년 전부터 팀을 둬 준비하고 있다”며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서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 대표는 “통신장비 사업은 장기간 계약으로 이뤄지고 계약 규모도 크다. B2B 사업이란 점에서 안정적이고 수익성도 괜찮은 편”이라며 “삼성전자는 향후 6G 중심으로 네트워크 사업을 계속 확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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