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위믹스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조만간 결론낼 듯
가처분 신청 결과 따라 주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
장기적 전망 다르다는 점도 주가 예측 어렵게 하는 요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자사 가상화폐 ‘위믹스’의 운명을 가를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위메이드의 주가 향방도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주가가 요동칠 수 있는 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도 제각각인 까닭이다.
5일 투자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송경근 수석부장판사)는 오는 7일까지 위메이드가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를 상대로 낸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의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위메이드는 4대 거래소가 유통량 불일치를 이유로 위믹스 상장폐지를 결정하자 효력정지 가처분을 냈다.
위믹스는 지난해 위메이드의 주가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번 이슈가 주목된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블록체인 기반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게임 ‘미르4’를 출시했다. 이 과정에서 쓰인 위믹스가 크게 조명받았고 위믹스 자체도 가상화폐 시장에서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이 덕에 위메이드는 지난해 영업이익 3260억원과 순이익 485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썼다.
P2E가 게임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가 현실화되면서 주가는 더욱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8월 2만4000원 수준이던 위메이드 주가는 같은 해 11월 24만5700원까지 10배 넘게 치솟았다.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은 5조9280억원을 기록해 코스닥 시가총액 6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초 위메이드의 위믹스 대량 매도에 이은 상장폐지 이슈가 불거지면서 주가는 크게 내린 상태다. 위메이드는 올해 1월 18만3000원에 시작해 지난달 3만2200원까지 하락했다. 특히 위메이드는 지난달 말 가상화폐 4개 거래소가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결정한 이후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법원의 결정을 앞두면서 위메이드의 주가 향방은 오리무중인 상태가 됐다. 위메이드가 낸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위믹스 상장폐지는 대법원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류된다. 이는 위믹스 상장폐지의 유효성이 떨어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위메이드에는 긍정적인 재료로 분류된다. 반대로 위메이드가 낸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오는 8일 거래가 종료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법원의 인용 판결이 나오더라도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측면에서는 위메이드 기업가치에 부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상장폐지 결정이 정말 정당했는지 따지는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선 위믹스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이고, 이 경우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 확장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위메이드 플랫폼 사업에는 타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도 있다. 위메이드 게임 기축통화가 ‘위믹스달러’로 바뀌기 때문에 국내 거래소 상장폐지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위메이드가 위믹스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가상자산 신탁 서비스인 ‘바이낸스 커스터디 서비스’ 이용을 결정했다는 점도 긍정적 재료로 평가된다.
이에 위메이드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투자자 유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위메이드의 주가 향방은 위믹스의 신뢰회복 여부에 있다. 신뢰가 회복된다면 주가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추가 하락할 여지도 있다”며 “이 같은 요소들은 가늠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라는 점에서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투자에 앞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위메이드 주가는 전날 대비 0.63% 오른 3만98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4.42% 상승한 4만1300원에 장을 시작했던 위메이드는 장중 7.96%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 막판 매물이 나오면서 주가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만큼 법원 판결에 대한 투자자들의 예측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