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KT 등, 대기업 서빙로봇 시장 진입 속도
서빙로봇 개발 스타트업들, 자체 로봇 경쟁력 강화 집중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국내 서빙로봇 시장에 대기업들이 속속 진출하며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서빙로봇 전문 스타트업들은 외식업장에 치우쳐있던 서빙로봇의 활용 범위와 연계 서비스를 확대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빙로봇은 그간 외식업장에서 음식·물품을 나르는 용도로 활용돼왔다. 그러나 최근엔 활용 범위가 스포츠 시설, 복합몰, 요양 시설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물건을 나르는 기능뿐만 아니라 조리, 결제까지 도맡아 처리하는 등 서비스 범위도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362억 달러(약 48조원)에서 오는 2026년 1033억 달러(약 137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 로봇이란 산업 자동화 응용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인간이나 설비를 위해 유용한 일을 수행하는 로봇을 의미한다.

다만 시장 확대가 예상되면서 대기업들의 서빙로봇 시장 진출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5월 서빙로봇인 클로이 서브봇을 출시했다. 최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에 클로이 서브봇과 가이드봇을 각각 4대, 3대씩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자사의 로봇 브랜드인 ‘삼성봇’을 미국과 캐나다에 상표권 등록했다. KT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서빙·퇴식·순회 기능을 가진 자율주행 로봇 ‘KT AI 서비스로봇’을 선보인 바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의 시장 진입이 본격화되자, 기존 국내 서빙로봇 개발 업체들은 서빙로봇 공급망 다각화에 나섰다. 시장 확대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함이다. 업종·업장별 특성에 맞춰 서빙로봇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다. 

먼저 우아한형제들은 배달과 접목한 로봇 사업을 특화할 방침이다. 회사가 영위 중인 로봇 사업 가운데 ‘서빙로봇사업실’을 분사해 별도 법인인 ‘B-로보틱스’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배달의민족은 2019년 서빙 로봇 렌털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후 전국 500여 곳 매장에 630여 대의 서빙 로봇을 공급해 왔다. 현재는 자체 서빙 로봇 ‘딜리’와 사업장마다의 환경과 특성을 반영한 신규 모델들을 추가하고 있다.

브이디컴퍼니는 기존 서빙로봇에 레스토랑 자동화 솔루션을 더해 서비스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서빙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상점 솔루션 사업이 그 예다. 서빙로봇에 주문, 호출, 예약, 대기, 결제, 적립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식이다.

브이디컴퍼니 관계자는 “서빙로봇과 외식업장에 필요한 서비스를 결합해 서빙로봇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내달 1일부터 주문, 결제, 테이블 호출, 배달 등을 통합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빙로봇 스타트업 알지티 역시 서빙로봇에 결제 서비스를 연계해 현장 수요를 잡고 있다.

알지티는 본래 PC방 프랜차이즈에 서빙로봇 ‘써봇’을 공급해왔다. 음식 주문 체크와 조리, 서빙, 결제 등을 로봇이 해결할 수 있도록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써봇 공급 범위를 외식업장 외에 PC방, 골프 연습장 등 대형 스포츠 시설, 대형 마트, 복합 쇼핑몰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스크린 골프장과 헬스장 같은 스포츠 시설과 대형마트에 써봇 공급을 시작했다.

정호정 알지티 대표는 “기존 써봇의 시스템을 고도화해 사업장 특성에 맞춰 최적화하면 로봇의 쓰임을 다각화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대형마트에 도입된 써봇은 식음료 상품을 운반하고 광고 판촉물과 사람을 피할 수 있는 주행능력을 더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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