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2030년 연간 2000만대 생산 목표···전 세계에 기가팩토리 설립 추진
현대차그룹, 모든 세그먼트에 적용 가능한 공용 플랫폼으로 원가절감 시도
“기존 완성차 업체, 테슬라 소량품종 대량생산 체계와 경쟁하기 불리한 구조”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전기차 시대에 이르러 판매가격 낮추기가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테슬라는 대량생산을 통해 원가절감을 노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범용성 높은 전용플랫폼 개발에 투자하고 있는데,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테슬라를 상대로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기가팩토리가 늘어나며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아시아 지역 점유율 확대를 위해 기존 상하이 공장 외 추가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 역시 미래 기가팩토리 건설 후보지로 올랐다. 현재 기가팩토리는 미국 네바다주와 뉴욕주를 비롯해 중국 상하이와 독일 베를린 등에 설립돼 있다. 

올해 기가팩토리 베를린 공장에서 유럽 판매용 모델의 생산이 시작됐다. / 사진=연합뉴스
올해 3월 기가팩토리 베를린 공장에서 유럽 판매용 모델 생산이 시작됐다. / 사진=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공정의 단순화, 저가형 LFP 배터리, 대량생산 등을 통해 비용 절감을 노리고 있다”며 “지역별로 기가팩토리가 늘어나면 내연기관 모델까지 함께 생산하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로선 테슬라와 전기차 경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30년 연간 200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은 7825만239대다. 지난해 기준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업계에선 테슬라가 연간 2000만대 생산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향후 테슬라의 생산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 수가 적으며 현재 판매모델도 모델3, 모델Y, 모델X, 모델Y 네 종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모델을 생산해야 하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 생산 효율이 높은 구조다.

현대차그룹의 경우는 현재 범용성 높은 전기차 전용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플랫폼 단일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겠다는 시도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존 E-GMP 플랫폼 이후에 개발되는 eM 플랫폼은 모든 세그먼트에 적용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플랫폼 및 생산 규격 표준화를 통해 2021년 대비 약 40%의 원가절감 효과를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공용 플랫폼만으로 테슬라의 대량생산 체계와 경쟁이 가능할지에 대해선 일부 회의적인 의견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내수와 해외 판매를 통틀어 666만8037대를 판매했다. 이 중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포함한 전동화 모델의 판매량은 34만8783대로 5% 비중에 그쳤다. 테슬라에 비해 전체 생산량은 많지만, 모든 라인을 전기차 생산구조로 바꿔나가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테슬라는 104만5072대를 판매하며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이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모델 판매량의 3배에 달했다.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모델 판매량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판매량도 집계됐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지난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이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모델 판매량의 3배에 달했다.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모델 판매량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판매량도 집계됐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30만대 수준이다. 2025년 신공장이 설립된다고 하더라도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량을 따라가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의 전용플랫폼 개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담보한다고는 예상하지 않는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미래 전기차 시장은 플랫폼 싸움이라고 불릴 정도다”며 “공용 플랫폼 개발을 통한 원가절감 및 생산시간 단축은 브랜드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현대차만 공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전기차 플랫폼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부각시킨 테슬라 역시 플랫폼 개발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가 향후 중국 및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2만5000달러 가격의 보급용 소형 전기차 모델2를 출시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테슬라의 소형 전기차가 출시되면 기존 완성차 업체와의 전기차 판매량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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