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현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 3명 선정
조 회장 경영성과·사법 리스크 해소로 3연임 유력
그룹 부회장 신설 여부 검토···은행·카드 CEO 연임 변수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후보군을 3명으로 확정한 가운데 다음달 초 최종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조용병 현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조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하면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린 부회장직 신설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이사회 내 소위원회인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전날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최종 압축 후보군(숏리스트)으로 세 명을 확정했다. 숏리스트에는 조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포함됐다.
회추위는 이달 중순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회의를 통해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 추천 절차, 회의 일정 및 후보군 심의 기준 등 회의 운영과 관련된 내용을 확정했다. 신한금융 회추위는 성재호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곽수근·배훈·이용국·이윤재·진현덕·최재붕 사외이사가 참여한다.
회추위는 내부 및 외부 인사를 포함한 폭넓은 후보군에 대한 심층 심의를 거쳐 압축 후보군을 선정했다. 신한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지난 10월 사외이사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전체 일정과 심의 기준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그룹 지배구조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회추위의 독립성을 확보한 가운데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 승계 절차를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다음달 8일로 예정된 차기 회추위는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하는 확대 회추위로 진행될 계획이다. 각 후보의 성과, 역량 및 자격요건 부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평판 조회 결과 리뷰, 개인별 면접 절차 등을 거쳐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를 추천할 방침이다.
아울러 회추위가 추천한 회장 후보는 전체 이사회에서 적정성을 심의, 의결해 최종 후보로 확정될 예정이며 오는 3월 신한금융 정기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신한금융을 이끌어 온 조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KB금융을 제치고 3년 만에 실적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 4조315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21.2% 급증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20.8% 증가한 1조5946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조 회장은 지난 6월 대법원에서 채용 비리 관련 무죄 판결을 받아 사법 리스크에서도 완전히 벗어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경우 재일교포 주주 등이 있어 지배구조가 안정적"이라며 "타 금융지주와 달리 '관치 외풍'에는 흔들리지 않는 점도 조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는 배경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점은 조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 경우 2~3개 부회장직을 둘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하나금융에 이어 KB금융이 부회장직을 만들어 안정적인 후계 구도를 구축하는 만큼 신한금융도 부회장직 신설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에도 부회장직이 신설되면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허영택 신한지주 경영관리부문장(CMO) 등이 부회장 후보로 오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부회장 신설 여부는 자경위와도 맞물려 있다. 자회사 CEO를 선임하는 자경위는 조 회장과 4명의 사외이사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조 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진 행장과 임 사장 등이 그대로 연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지속성을 갖고 디지털 전환을 이끌려면 부회장직으로 가는 것보다 행장으로 연임하는 것이 경영 일관성이 유지될 것이라는 말도 내부적으로 나온다"며 "회추위에서 부회장직 신설 여부 등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