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업계, 도매제공대가 외 ‘최소사용료’·‘유지비’ 납부 부담
중소·중견 알뜰폰사업자 비중 2020년 38%에서 올 7월 27%로 축소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중소 알뜰폰 서비스 ‘서경모바일’이 사업 개시 8년여 만에 알뜰폰 시장에서 철수한다. 올해만 두 번째 중소 알뜰폰사업자의 서비스 철수로, 통신3사 자회사와 금융권 등 대기업 중심 시장 재편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28일 알뜰폰업계에 따르면 서경모바일은 이달초부턴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기존 가입자 지원만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중소 알뜰폰 사업자인 아이모비(4월)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사업을 중단한 알뜰폰 업체가 됐다.

서경모바일은 지역 케이블TV 사업자인 서경방송이 2014년 4월 출시한 알뜰폰 서비스로, 현재 LG유플러스의 통신 망을 사용하고 있다. 서경모바일은 LG유플러스가 2019년부터 운영 중인 중소 알뜰폰사업자 상생 프로그램 ‘+알파(구 U+알뜰폰 파트너스)’에 참여한 20개 사업자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서경모바일의 알뜰폰 시장 철수 결정엔 자금력의 한계가 배경으로 꼽힌다. 서경모바일은 월 7700원에 데이터 7GB(소진 시 3Mpbs), 통화 500분, 문자 500건을 제공하는 저가 요금제를 앞세워 가입자 유치에 힘써왔지만, 경쟁을 지속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현재 통신사에 도매제공대가 외에 회선유지비를 내고 있다. 매월 후불 회선이 800원, 선불 회선은 300원가량 된다. 여기에 최소 사용료로 회선당 1500원을 통신사에 줘야 한다"며 "도매제공대가와 중복되는 최소 사용료를 없애야 하는데, 1500원에서 내려가지 않고 있다. 최소 사용료가 사업자들에게 부담이 상당히 크다”고 밝혔다.

알뜰폰업계는 올해만 중소 사업자 두 곳이 시장에서 철수한 가운데, 향후 통신3사와 금융권 등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원회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사업자당 가입자 수’ 자료에 따르면 2020년말 대형 사업자의 가입자수는 564만명으로 전체 911만명 중 62%를 차지했던 것과 달리, 지난 7월 73%(1185만명 중 862만명)로 확대됐다. 반면 중소·중견 사업자의 가입자수는 2020년말 347만명으로 38%를 차지하다가, 지난 7월 약 27%(323만명)으로 축소됐다.

여기에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추가 진출도 예고돼 있어, 저가 요금 경쟁에 따른 장기간 적자를 감내할 수 없는 중소 사업자들의 위기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알뜰폰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기존 이동통신사와 제휴해 알뜰폰 요금제를 운영하면서 관련 사업에 손을 뻗었고, 알뜰폰 사업자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한 토스는 내년 1월 알뜰폰 브랜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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