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40㎡ 이하 매입 비중 ‘역대 최고’
“1인 가구 증가·낮은 가격 영향”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지만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는 인기다. 올해 들어 매매 거래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인 가구의 가파른 증가세와 금리 인상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초소형 아파트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1~9월 전국 아파트 매매 24만3514건 중 전용 40㎡ 이하 아파트 거래는 2만7192건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11.2%를 차지한다. 초소형 아파트 매입 비중이 두 자릿수까지 오른 건 한국부동산원에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1~9월 기준) 이후 처음이다.
초소형 아파트 매입 비중이 가장 큰 지역은 서울이다.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매매 1만2722건 중 전용 40㎡ 이하 거래는 3036건, 전체의 23.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외 세종시가 21.5%로 두 번째로 많았고 ▲충남 20.6% ▲대전 18.7% ▲제주 15.3% ▲충북 14.7% ▲인천 13.6% ▲강원 12.7% ▲경기 10.9% ▲광주 10.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초소형 아파트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종로구와 중랑구로 나타났다. 올해 1~9월 종로구의 아파트 매매 175건 중 전용 40㎡ 이하 거래는 75건으로 전체의 41.1%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랑구도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거래 506건 중 208건이 전용 40㎡ 이하로 41.1%의 비중을 보여 아파트 거래 10건 중 4건이 초소형 아파트가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동작구 39.9%, 동대문구 35.5%, 영등포구 34.2%, 금천구 31.9%, 구로구 31.8%, 중구 31.4%, 강동구 30.2% 등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1인 가구의 가파른 증가세와 관련이 깊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국 1인 가구 수는 2015년 520만 3440가구로 전체의 27.2%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인 가구가 716만 5788가구로 늘어나면서 1인 가구 비율이 33.4%로 늘어났다. 지난해 전국에서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대전으로 일반가구 64만85가구 중에서 24만932가구가 1인 가구로 전체의 37.6%에 달했다. 서울의 경우 총 404만6799가구 중 1인 가구가 148만9893가구으로 나타나 전체의 36.8%의 비중을 보였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큰 평형대들의 보유 부담이 커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선 금리가 오르면서 큰 주택의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며 “1인 가구의 가파른 증가세와 금리 인상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초소형 아파트로 관심이 쏠리며 매입 비중이 커지는 분위기다”이라고 했다.
시장에선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주거 형태는 단독주택이 절반 정도, 아파트가 20%를 차지하고 있다”며 “주거 트렌드와 경제성 등을 따져본다면 소형 주거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