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 11월말 상장···KODEX KOFR금리 ETF와 동일구조
총보수율 0.03%로 0.02%p 낮춰 승부수···CD금리추종 ETF와 파킹통장 ETF ‘원투펀치’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를 기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한다. 앞서 지난 4월 삼성자산운용이 출시한 KODEX KOFR금리 액티브 ETF가 시중 대기자금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순자산총액을 빠르게 늘리자 경쟁상품을 내놓아 파킹통장 ETF 경쟁에서 반전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승부수는 수수료다. 삼성자산운용보다 수수료를 낮춤으로써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추종 ETF 주요 수요층인 기관 등 ‘큰 손’들을 다시 빼앗아 오겠다는 전략이다.
◇ 미래에셋운용, KOFR금리 ETF 추격나서
25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오늘 30일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가 상장될 예정이다.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는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를 추종하는 ETF로 지난 4월 삼성자산운용이 출시한 KODEX KOFR금리 액티브 ETF와 같은 상품이다.
무위험지표금리는 자금 차입자의 신용위험 및 자금거래의 유동성 위험이 배제된 상태에서 자금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금융기관의 평균적 자금조달비용을 말한다. 당초 이러한 역할은 2012년까지 글로벌시장에서 리보(LIBOR) 금리가 맡고 있었고 국내에서는 CD금리가 맡으며 대출 등의 기준이 됐다.
리보금리와 CD금리 모두 대형은행들의 호가 주문에 기반해 산출된다. 하지만 2012년 영국에서 대형은행들이 호가 주문을 통해 리보금리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국내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CD금리 조작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각국은 이를 대체할 금리 개발에 나섰고 한국은 한국예탁결제원 주도로 한국무위험지표금리가 개발됐다.
한국무위험지표금리는 호가 기반이 아니라 익일물(1영업일) 국채·통안증권을 담보로 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데이터를 토대로 산출되는 실물거래 기반 금리지표다. 초단기거래여서 사실상 무위험 금리에 가깝고 실거래에 기반하여 산출되기 때문에 신뢰성과 안정성이 높다.
지난 4월 출시된 KODEX KOFR금리 액티브 ETF는 9월 역대 최단기간 순자산 3조원을 돌파하면서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전날 기준 순자산총액은 3조1533억원에 달하며 국내 상장 ETF 가운데 순자산총액 2위다.
KODEX KOFR금리 액티브 ETF 흥행 비결은 파킹통장 ETF로서 주목받으며 기관들이 금리인상기에 현금화했던 대기자금을 대거 투입했기 때문이다. KOFR 금리는 익일물(1영업일)로 구성되어 있기에 매일매일의 금리변동을 즉각적으로 가격에 반영하는 구조다. 한국예탁결제원이 KOFR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한 전날 기준 KOFR 금리는 연 3.257%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후발주자로서 경쟁을 위해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 총보수율을 KODEX KOFR금리 액티브 ETF보다 0.02%p 낮은 0.03%로 설정했다. 같은 상품구조에 낮은 수수료율로 투자자들을 경쟁사로부터 빼앗겠다는 전략이다.
파킹통장 ETF 주요 투자자는 기관 및 법인이다. 두 KOFR금리 ETF 모두 매일 증권사가 제공하는 예탁금 대비 높은 이자율이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기관들의 단기자금 운용에 적합하다. 기관 및 법인 투자가들은 큰돈을 굴리기에 수수료에 민감하다.
◇ 시장점유율 격차 다시 좁힐 수 있을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각종 테마 ETF를 출시를 통해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2002년 이후 독점적으로 유지하던 국내 ETF시장구도를 양강 체제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여름부터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 순자산총액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ETF시장점유율 격차는 다시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ETF인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는 투자자 이탈로 순자산총액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는 지난달에만 4153억원이 감소하면서 순자산총액 3조원이 무너진 상태다. ETF 순자산총액 2위 자리 역시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에 내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서는 2020년 7월 상장한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가 지난 9월부터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에 대항할 새로운 파킹통장 ETF로 부각되면서 순자산총액을 빠르게 늘어난 것이 유일한 위안이다.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9월 6000억원대에서 전날기준 2조3669억원까지 늘어났다.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는 매일 공시되는 91일물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 수익률을 추종하는 ETF다.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과 비교해 안정성은 약간 떨어지지만 레고랜드 사태 이후 호가 기반 CD금리가 치솟으면서 파킹통장 ETF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됐다.
비유하자면 한국무위험지표금리 ETF는 은행 등 1금융권과 같은 파킹통장 ETF고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는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비교되는 파킹통장 ETF인 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번에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를 상장하는 것은 결국 ‘1금융권’ 파킹통장 ETF도 상장해 파킹통장 ETF 원투펀치 체제를 구축하겠는 의도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