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노점상 찾기 어려워···붕세권 애플리케이션도 등장

/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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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동네에 붕어빵 파나요?”

겨울철 국민 간식으로 불리는 ‘붕어빵’ 가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과거 동네 곳곳에 자리잡던 붕어빵 노점은 하나씩 사라져 찾기 어려워지자 ‘붕세권(붕어빵과 역세권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도 생긴지 오래다. 붕세권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해 붕어빵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붕어빵은 ‘1000원에 4개’정도에 판매됐다. 그러나 수도권 일대 팥 붕어빵 가격은 1000원에 2개, 강남권은 1개로 가격이 뛰었다.

붕어빵 노점이 사라진 가장 큰 이유는 원자재 값이다. 붕어빵 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팥과 설탕, 밀가루 등이 지난해와 비교해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로써 붕어빵은 평균적으로 1000원에 1~2개에 판매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또 붕어빵 노점마다 소비자들이 몰려 줄을 서는 현상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지수는 113.18로 전년 동기 대비 9.5%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73개 품목 중 70개 품목이 1년 전보다 올랐다. 특히 식용유(42.8%)와 밀가루(36.9%)의 가격 인상률은 1년 전보다 30% 넘게 상승했다. LPG가스 가격도 프로판 1%에 2455원으로 전년 대비 6.1% 인상됐다.

원자재값이 오르면서 붕어빵 노점상이 사라지자 MZ세대 사이에서는 붕어빵을 판매하는 곳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도 인기를 끌고 있다.

붕세권 애플리케이션 중 일부. / 사진=붕세권 앱 캡처
붕세권 애플리케이션 중 일부. / 사진=붕세권 앱 캡처

직장인 한아무개씨(26)는 “원래 붕어빵 가격이 1000원에 2개였는데 2000원에 3개로 최근 가격이 올랐다”면서 “물가가 오른만큼 붕어빵 가격이 오르는 것은 이해가지만 붕어빵을 보면 반가운 마음에 구매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씨는 “압구정은 1개에 1000원”이라고 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인스타그램이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붕어빵 판매처를 공유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청량리역의 한 붕어빵 가게에서 1000원에 붕어빵 7개를 판매한다는 글이 확산되며 눈길을 끌었다. 전메뉴 가격은 1000원으로, 팥 맛으로만 살 경우 1000원에 7개, 슈크림맛은 5개, 팥과 슈크림은 합쳐서 5개에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 붕어빵 노점들이 귀해지자 자신들만의 개성을 내세워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상인들도 늘고 있다. 붕어빵 속재료인 팥, 슈크림 등 대신 초콜릿, 피자, 고구마 등 재료를 대신해 판매하는 것이다.

아울러 일부 소비자들은 집에서 직접 붕어빵을 만들어 먹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붕어빵 메이커 매출은 전월 대비 8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컬리에서는 호떡 믹스 매출이 65%, 롯데온에서는 밀가루와 믹스류 판매가 50% 증가했다.

다만 붕어빵 판매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붕어빵 노점상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붕어빵은 간식으로 여겨져 가성비를 잃으면 장사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붕어빵 판매자는 “팥, 밀가루, 크림 뭐 하나 오르지 않은게 없다”며 “가성비를 잃으면 손님이 찾아오지 않기 때문에 마진이 남지 않아도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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