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포니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 디자인 토크쇼 진행···내년 포니 쿠페 실물 복원
현대차 시작 알린 포니, 친환경차 시대에 재탄생···아이오닉5, N비전 74 등 현대 감각으로 재해석

현대차 컨셉트카 포니 쿠페가 내년 봄 실물로 복원될 예정이다. / 사진=현대차
현대차 컨셉트카 포니 쿠페가 내년 봄 실물로 복원될 예정이다. / 사진=현대차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 역사 속에만 존재했던 ‘포니 쿠페’가 실물로 세상에 다시 나온다. 포니 쿠페는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첫 공개된 이후 양산에 이르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나, 현대차가 새로 복원작업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24일 현대차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에서 디자인 토크쇼를 열고 포니 쿠페의 환생을 알렸다. 포니 쿠페는 내년 봄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이날 토크쇼에는 포니 쿠페 디자인을 맡은 조르제토 주지아로 디자이너와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부사장,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 부사장이 참석했다.

24일 현대차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에서 포니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운데)와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CCO 부사장(오른쪽), 이상엽 디자인센터 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디자인 토크쇼를 진행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조르제토 주지아로는 이탈리아 디자인 회사인 ‘GFG 스타일’의 설립자 겸 대표다. 포니와 포니 쿠페 디자인을 시작으로 포니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 쏘나타 1·2세대 등 다수의 현대차 초기 모델들을 디자인했다.

주지아로는 “현대차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를 디자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포니를 설계한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했으며, 50여명의 엔지니어와 함께 협력해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포니는 현대차 뿐 아니라, 한국 자동차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산 첫 독자모델이자 수출 모델이며 세계에서 16번째, 아시아에선 일본 다음으로 개발한 고유 모델이다. 이후 포니는 픽업트럭, 해치백, 왜건에 이어 쿠페까지 다양한 차종으로 설계되면서 국산차 디자인의 초석을 다졌다.

특히 포니 쿠페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영화 백투더퓨처에 등장한 ‘드로리안 DMC12’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포니 쿠페 복원 작업은 정주영 선대회장의 수출 보국 정신과 당시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했던 임직원들의 열정을 되짚어 보기 위해 마련했다”며 “첫 고유 모델인 포니와 포니 쿠페 콘셉트는 전동화 및 모빌리티 시대에 새로운 도전을 앞둔 현대차에 커다란 정신적, 경험적 유산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르제토 주지아로 디자이너. / 사진=박성수 기자
조르제토 주지아로 디자이너. / 사진=박성수 기자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SUV 포트폴리오를 쌓아나갈 때 기능적인 부분에 집중하는데, 우리는 아키텍처를 생각할 때 하나의 유형에만 집중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며 “포니 쿠페를 복원하는 것은 다양한 차를 만들 수 있다는 현대차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엽 부사장도 “포니 쿠페는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는 차이며 이를 복원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며 “당시 이 차가 양산 금형까지 만들어놓을 만큼 양산 프로젝트에 가까웠다는 사실에 놀랐고, 당시 경제 위기에 따른 사회적 이유로 결국 양산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니 쿠페는 포니를 기억하고 있는 한국인들에겐 뭉클한 스토리를 선사할 것이다. 또한 이 시대를 몰랐던 Z세대들이 사이버 펑크 감성이라고 말한다는 점은 놀라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이번 포니 쿠페 뿐 아니라, 포니를 친환경차 시대에 맞춰 재탄생시키고 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수소차로 자동차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첫 차인 포니가 친환경차로 다시 부활한다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

현대차 포니. / 사진=박성수 기자
현대차 포니. / 사진=박성수 기자

앞서 출시한 현대차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도 포니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했다. 아이오닉5의 핵심 디자인 요소인 ‘파라메트릭 픽셀’은 포니를 미래지향적 모습으로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측면도 포니를 연상시키는 실루엣을 바탕으로 직선으로 길게 뻗은 캐릭터라인을 강조했다.

최근 공개한 수소 하이브리드 컨셉트카 ‘N비전 74’도 포니 쿠페를 재해석하며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최근 복고를 새로 즐기는 ‘뉴트로’ 열풍이 불고 있는 점도 포니 쿠페 부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신형 그랜저도 1세대인 ‘각그랜저’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면서 젊은층과 중장년층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이 부사장은 “신형 그랜저의 경우 전면부 수평 램프 등 소량 생산에서만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대량 생산차에 적용한 부분이 많다”라며 “앞으로도 한계를 극복하고 옛 것을 계승하는 디자인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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