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지주 회장 선임 돌입
부산·경남은행장은 임기 만료
정치권 입김 강하게 작용 할까
DGB대구은행장도 올해 임기 끝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JB금융지주가 핵심 계열사인 전북·광주은행장을 교체하면서 지방금융지주 전체에 변화의 바람이 불지 관심이 모인다. BNK금융지주는 지주 회장 교체를 앞두고 있으며 부산·경남은행장도 임기가 내년 3월 끝난다. DGB금융지주는 대구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말로 만료된다. 지방금융지주 인사엔 정치권의 입김이 강한 만큼 변화의 폭이 클지 주목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절차 추진 방안을 확정했다. 앞서 지난 14일 BNK금융지주 이사회는 CEO 경영승계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이후 열린 임추위에서 승계 절차 일정과 세부 절차를 확정했다.
임추위는 BNK금융 계열사 대표들인 내부 후보군 9명 이외에 외부 자문기관 2개 업체에서 추천을 받아 외부 후보군을 추가하기로 했다.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BNK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에는 내부 인물로만 구성된다는 비판을 반영한 것이다. 최종 CEO 후보군은 외부 자문기관의 후보군 추천에 필요한 일정을 고려해 차기 임추위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선 외부 출신 인사가 지주 회장 자리를 꿰찰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차기 회장 후보군에 외부 인물이 없다는 지적도 현 집권 여당에서 나온 것이다. 정부에서 ‘낙하산’ 인물을 보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BNK 조직 내부에서도 외부 인물이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상황이다.
BNK금융 임추위는 외부 출신 후보는 외부 전문기관에서 추천받는 것이기에 낙하산 인사는 불가능하단 입장이다. 하지만 그간 지방금융지주 CEO 인사에서 정권의 입김이 강했던 경우를 돌이켜볼 때 여전히 인사 ‘외풍’이 강할 것이란 예상이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자리에서 물러난 김지완 전 회장도 외부 인물로서 임명 당시 민주당 낙하산 인사란 평가가 나온 바 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으로 2012년엔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 경제 고문을 맡기도 했다.
새 지주 회장이 선출되면 BNK금융은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 인사에도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최홍영 경남은행장은 내년 3월 말로 임기가 종료된다. 두 행장은 경영 실적만 놓고 보면 연임도 충분한 상황이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각각 6.1%, 11.2% 급증했다.
하지만 외부 출신 인물이 그룹 수장이 되면 두 행장 자리도 교체될 확률이 있다. 새 지주 회장이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인적 쇄신을 빌미로 최대 계열사 수장부터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도 임명된 직후인 지난 2018년 초 경남은행장을 교체한 바 있다. 다만 외부 출신 지주 회장이 조직 안정을 우선으로 둔다면 두 은행장 모두 연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성훈 DGB대구은행장도 올해 말로 2년 임기가 끝난다. 모기업인 DGB금융지주는 차기 대구은행장 후보군 선정을 위한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 행장도 올해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우수한 경영 실적을 냈다.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3294억원으로 작년 한 해 전체 순익(3330억원)에 근접했다.
하지만 캄보디아 공무원 뇌물 의혹 사건 관련 재판이 변수다. 검찰은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대구은행 주요 임직원들이 국제뇌물방지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기소했다. 김 회장 등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그룹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재판에 연루되지 않은 임 행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단 예상이다.
최근 JB금융은 새 전북행장으로 각각 백종일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ank) 행장을 임명했다. 또 송종욱 광주은행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하면서 새 행장 선임에 들어간다. 은행권은 지난해부터 CEO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작년 말 이재근 국민은행장을 임명하면서 파격 인사란 평가를 받았다. 1966년생인 이 행장은 주요 시중은행장 중에 가장 젊다. 이원덕 우리은행장도 지난해 임명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도 은행권 CEO들이 대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인사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특히 지방금융지주는 정치권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세 교체 폭이 클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