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업시설·오피스텔·생활형숙박시설·지식산업센터 등 가격·거래량 모두 하락세

금리 상승으로 인해 풍선효과를 누리던 수익형 부동산시장이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은 대기업 입주 이후 오피스텔 다수가 건설된 서울 마곡지구 오피스텔 전경 / 사진=시사저널E DB
금리 상승으로 인해 풍선효과를 누리던 수익형 부동산시장이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은 대기업 입주 이후 오피스텔 다수가 건설된 서울 마곡지구 오피스텔 전경 / 사진=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혹한기를 겪고 있다. 부동산 경기 상승기에는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덕에 호황을 누렸지만 최근에는 사려는 이가 없어 거래가 쉽지 않은 탓이다.

23일 토지건물 빅데이터 플랫폼 밸류맵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거래된 업무상업시설의 3.3㎡ 당 평균가격은 1542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가 활발했던 지난해 5월 평당가가 2317만원이었던 점에 견주어보면 33%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상가 등 업무상업시설은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적 상품군으로 꼽힌다.

가격이 낮아진 것은 금리인상으로 수요층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월 평균 거래량이 2321건이었던데 반해, 올해 9월 말 기준 1172건으로 감소했다.

특히 이와 같은 추세는 꼬마빌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서울 한강 이남에 있는 10억~50억원 규모의 업무상업시설 3.3㎡ 당 가격은 지난해보다 7.1% 하락한 4305만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7.1% 하락한 수준이다. 하락폭은 크지 않지만 2020년 상승률이 16.7%, 지난해 상승률이 43.7%로 높았던 점에 견주어보면 분위기가 예년과 달리 싸늘해진 것이다.

오피스텔도 청약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9월과 10월 두 달 간 청약을 진행한 수도권 오피스텔이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e편한시티 청라, 성남 수진역 파라곤 등은 모집가구에 절반도 성원하지 못했고 인천계양 유탑 유블러스는 408실 모집에 단 6명의 청약 접수가 이뤄져 대형 미분양이 발생했다. 거래량 감소도 동반됐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총 3만5784건으로, 지난해 동기 5만1983건와 비교해 31.1%나 줄어들었다.

또다른 수익형 부동산 상품인 생활형 숙박시설도 외면받기는 마찬가지다. 1년 전인 지난해 11월 서울 영등포구에서 분양한 신길AK 푸르지오는 296가구 공급에 1만2800명 가량이 모이며 평균경쟁률이 50대 1에 육박했다. 하지만 지금은 분양가의 10%만 내고도 분양권 매수가 가능하지만 받아주려는 이가 없을 정도다. 때문에 수분양자 70여명은 이달 초 분양가를 시세가 하락한 수준에 맞추어 20% 할인해주거나, 중도금 대출 무이자 또는 중도금 대출 이자 지원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해 인기를 끌던 지식산업센터 시장도 냉기가 도는 건 마찬가지다. 지식산업센터는 매입가의 70~80% 대출이 가능하고 투자금이 타 수익형 부동산 대비 적어 안정적인 임대수익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하지만 이 역시 금리 인상, 공급과잉 논란 등으로 한 풀 꺾인 모양새다. 온라인 부동산커뮤니티에는 서울 인접한 수도권의 한 지식정보센터에 들어서는 D지식산업센터의 저층 매물을 ‘마피(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내놓으면서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글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당분간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난 수년 간 아파트 대체 투자상품으로 상업시설이 주목을 받았지만 이제는 다른 분위기를 보일 것”이라며 “대출금리 상승으로 역마진이 발생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업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이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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