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0월 제네시스 전체 수출 중 미국 비중 70% 달해···유럽·중국 합산 수출은 30% 수준 그쳐
현대차, 글로벌 선두그룹 도약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 위상 제고 필요
전기차 시대 본격 도래하기 전 인지도 개선이 게 향후 과제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과 달리, 유럽 및 중국 시장에선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를 잡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 브랜드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제네시스의 역할이 중시되고 있는 만큼 향후 인지도 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해 1~10월 누적 기준 총 6만5704대를 수출했다. 이중 미국 시장 판매량은 4만5233대로 전체 수출량의 약 70%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유럽 및 중국 등 다른 지역의 판매량은 2만대 수준에 그쳤다. 유럽과 중국을 합쳐도 전체 수출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에 불과하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유럽과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1~10월 제네시스의 유럽 및 중국 수출량이 2만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올해 1~10월 제네시스의 유럽 및 중국 수출량이 2만대 수준이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제네시스의 시장별 판매량 차이는 브랜드 진출 시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제네시스는 지난 2016년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유럽·중국 시장과 달리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인지도를 높여갈 시간이 있었던 것이다. 

아울러 지역적 특수성도 판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경우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기존 독일 브랜드 등의 입지가 높아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에선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국산 브랜드가 전반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유럽 및 중국 판매량과 관련해 제네시스 관계자는 “아직 시장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성과를 논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수익성 외에도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의미가 크다. 이전까지 현대차는 주로 대중적인 이미지로 소비됐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글로벌 리딩’ 그룹이 되기 위해선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제네시스가 G70 슈팅브레이크와 같은 국내 수요가 낮은 모델이나, ‘엑스 컨버터블’ 콘셉트카 등 대중성과 거리가 먼 모델에 지속 투자하는 것도 고급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한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제네시스가 LA에서 콘셉트 모델 '엑스 컨버터블'을 공개했다. / 사진=제네시스
지난 15일(현지시간) 제네시스가 LA에서 콘셉트 모델 '엑스 컨버터블'을 공개했다. / 사진=제네시스

특히 전기차 시대에서는 제네시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제네시스는 오는 2025년부터 내놓는 신형 모델은 전기차만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기존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앞서나간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을 앞서기 위해선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성과가 중요하다.

중국 시장에선 최근 비야디(BYD) 등 자국 내 대중적인 브랜드의 입지가 두터워지고 있다. 시장 규모 측면에서 중국을 포기하기 어려운 만큼 현대차는 향후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중국 고급차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5, EV6 등이 중국산 전기차에 비해 고급스럽다고 하더라도 브랜드적인 한계가 있기에 제네시스의 역할이 중시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의 경우 실용성을 중시하는 반면, 유럽은 전통과 역사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기존 독일 브랜드를 이기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중국에선 프리미엄 자동차를 과시하는 목적으로 타는 경향이 많은데 벤츠나 BMW가 이러한 목적엔 더 부합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네시스는 국내 시장에선 높은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카이즈유 통계데이터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해 1~10월 내수에서 10만9718대를 판매했다. 올해 반도체 수급난 여파에 따라 판매량은 전년 동기(11만2831대)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국산차 시장에서 판매 비중은 11.2%에서 11.5%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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