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Home' 선언···"홈IoT 기반 스마트홈 시장 확대"
삼성전자와 '삼성페이 연동' 스마트 도어록 신제품 출시도
안성우 대표 "중개사법 개정안, 프롭테크 성장 위축시켜"
[시사저널e=염현아 기자] 직방이 기존 주력 영역인 주택 중개 사업을 넘어 종합 프롭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특히 삼성 SDS의 홈 IoT(사물 인터넷) 부문 영업 양수 완료로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리브랜딩을 통해 중개사법 개정안 등 여러 규제 리스크 를 덜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직방은 지난 22일 서울 강남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리브랜딩 미디어데이'을 열고 새로운 비전과 함께 사업 영역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Beyond Home(집을 넘어서)'이라는 리브랜딩 슬로건과 함께 새 CI도 공개됐다. 설립 10년 만에 '집'을 상징했던 로고가 빠지고, 타원에 집 모양을 얹어 프롭테크 기술을 통해 주거 경험을 확대한다는 비전을 담았다. 기업명도 기존 한글 '직방'에서 영문 'zigbang'으로 변경해 글로벌 진출 의지를 강조했다.
프롭테크(PropTech)는 부동산(property)에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여러 기술(technology)이 결합된 산업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부동산 서비스를 뜻한다. 직방은 국내 대표 프롭테크 스타트업이다.
2012년 원룸 중개로 사업을 시작한 직방은 2018년 아파트 매매 및 중개로 사업을 넓혔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 '호갱노노'를 인수해 매물에 대한 기본 정보는 물론 단지 내 시설이나 주변 인프라 등 정보 제공에 집중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하면서 자회사 온택트파트너스를 설립해 비대면 중개 라이브 등 중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중개 사업만으로는 직방의 성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계속됐다. 실제로 2020년까지 직방의 매출은 400억원대에 머무르다 지난해 500억원대로 소폭 올랐다.
지난 5월 글로벌 가상오피스 '소마(SOMA)'를 론칭해 현재 국내외 기업 30곳이 입주했지만, 아직 임대료나 비용은 받지 않고 있다. 직방은 우선 보다 많은 기업들이 가상오피스를 경험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직방은 매출을 끌어올릴 결정적인 수익모델을 찾았다. 단순 중개 서비스를 넘어 주거의 디지털 전환 시도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신축분양 시장의 디지털화를 위해 건설사, 시공사와 손을 잡았다. 신축분양 아파트의 모바일 홍보 콘텐츠 제작 파트너사로 B2B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엔 카카오페이 자회사인 '모빌'을 인수해 아파트 입주민과 관리사무소 간 소통의 디지털 전환도 이뤄냈다. 입주민 공지, 방문자 등록 등의 문서·구두 중심의 소통이 모바일 앱을 통해 가능하도록 바꿨다.
직방이 제시한 새로운 수익모델로 가장 집중하는 분야는 홈IoT 기반의 스마트홈 사업이다. 직방은 지난 7월 삼성SDS 홈IoT 부문 인수로 '대기업 사업을 인수한 스타트업'으로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벤처 혹한기가 본격화된 올 6월 1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게 된 배경에도 스마트홈 분야 사업 확장과 성장에 대한 기대가 주효했다고 알려졌다. 직방은 이때 확보한 투자금을 스마트홈 사업 확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직방은 이날 삼성전자와 협업한 스마트 도어록 신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을 꺼내 직접 갖다 대야만 열 수 있었던 NFC 도어록과 달리, 삼성페이 디지털키를 발급 받은 스마트폰을 갖고 도어락에 다가가기만 해도 잠금 해제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기기 간 보안 통신을 구축해 보안성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직방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확대를 위해서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이미 삼성SDS 스마트 도어락의 홍콩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겼고, 싱가폴, 호주 등에서도 3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오늘 출시한 신제품으로 스마트홈 분야 매출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방이 중개 사업 외에 새로운 사업 분야로 눈을 돌린 이유는 또 있다. 중개사법 개정안이 발의로 직방의 프롭테크 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중개사법 개정안은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한공협) 법정 단체로 승격하고 회원가입 의무 및 지도·관리 역할 부여를 골자로 한다. 최근 한공협은 직방 등 프롭테크 업계와 법정 단체를 구성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프롭테크 업계에선 MOU 체결 시 한공협의 독점화로 공인중개사들의 다양한 시장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 대표는 "작년 7월 울산광역시와 함께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의 디지털화 사업을 추진했는데, 협회 반대로 계약이 파기됐다"며 "지금도 부동산 시장 내 규제가 많고, 파트너 중개사들이 위축돼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법적 이슈로 프롭테크 업계 성장에 난항이 생기지 않도록 국토교통부나 협회와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