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시장 성장 한계···해외 시장으로 확장 

지스타에 참여한 넥슨 부스/ 사진= 넥슨
지스타에 참여한 넥슨 부스/ 사진= 넥슨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올해 지스타의 관전 포인트는 ‘콘솔 신작’이다. 그동안 게임업체는 지스타에 주로 모바일 신작을 들고나왔다. 그러나 올해 넥슨을 비롯해 크래프톤, 네오위즈 등은 행사에 콘솔 신작을 선보였다. 북미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플랫폼 다양화에 나섰단 분석이다. 

지난 17일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2'는 3년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마련되며 게임 부스에는 오랜만에 행사에서 신작을 체험하기 위해 줄을 선 관람객으로 가득찼다. 이날은 넥슨, 크래프톤, 네오위즈 등 게임사들이 콘솔 게임을 미리 플레이할 수 있는 시연대를 마련헀다.

넥슨은 4년 만에 지스타 참석이다. 이번 지스타에서 역대 처음으로 콘솔 시연을 준비했다. 루트슈터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와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데이브 더 다이버’다. 각각 플레이스테이션5(PS5)와 닌텐도 스위치로 제공했다. 

PC와 모바일로 시연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역시 콘솔까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영상으로 선보인 3D 롤플레잉게임(RPG) ‘프로젝트 AK’도 콘솔 단일 플랫폼으로 개발했다. 지스타에서 총 4종의 콘솔 게임을 공개하면서 넥슨은 개발 방향이 ‘플랫폼 확장’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렸다.

크래프톤은 서바이벌 호러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 대표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매출 성장 둔화로 새로운 캐시카우 찾기에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크래프톤도 넥슨과 마찬가지로 플랫폼 확장을 택했다. 해외 개발사를 인수하거나 개발자를 영입하는 방식으로 개발력을 확보했다.
 
그 첫 결과물은 다음달 2일 출시하는 칼리스토 프로토콜이다. 이 게임은 글랜 스코필드 대표가 이끄는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가 개발한 서바이벌 호러 게임이다. 크래프톤은 출시를 앞두고 지스타에서 직접 플레이하고 사전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체험존을 준비했다. PS4버전은 6만4800원, PS5버전은 7만7800원으로 책정했다.

10년 만에 지스타에 출전한 네오위즈는 콘솔 게임 ‘P의 거짓’을 단독 출품했다. 50대의 콘솔 시연기기를 마련해 직접 체험하려는 관람객들로 꽉찼다. P의 거짓은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최초로 시연한 후 한국에서 지스타를 통해 관람객을 맞이했다. 

네오위즈는 일찍부터 플랫폼 확장 전략을 펼쳤다. 콘솔 개발 경험이 있는 개발자를 모아 라운드8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콘솔 게임 ‘블레스언리쉬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흥행은 거두지 못했으나,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P의 거짓을 빠르게 만들 수 있었다. P의 거짓은 개발팀을 꾸리고 본격적으로 개발하는 데 2년 8개월이 소요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지스타에서 MMORPG ‘아키에이지2’의 인게임 영상을 깜짝 공개했다.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직접 무대에 올라 아키에이지2를 PC와 콘솔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해당 게임을 대작급 게임과 경쟁해도 손색없이 만들겠다며 콘솔 게임에 대한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국내 게임사가 개발 방향을 플랫폼 확장으로 선회한 배경엔 성장이 정체된 모바일 게임 시장이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매출 상위권은 MMORPG가 수년째 독식하고 있다. 국내 유저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중국 게임 시장은 판호 발급이 막혀있다. 

이에 게임사들은 국내를 넘어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주력 플랫폼인 콘솔에 도전할 계획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내년 전세계 콘솔 게임 시장 규모가 687억2300만달러(약 9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선 콘솔 기기가 주류가 아니지만, 성장 속도가 빠르다. 이미 해외에선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지스타에서 출품작을 보면 국내 게임사의 향후 전략도 알 수 있는데, 콘솔 게임이 등장했단 점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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