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38단에 이어 차세대 기술 확보
내년 ‘ISSCC 2023’에서 기술 공개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SK하이닉스가 300단 이상 낸드플래시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 8월 238단 제품을 개발한 데 이어 업계 최고층인 300단 이상 낸드 설계를 완료했다. 최근 마이크론이 232단, 삼성전자가 236단 낸드 생산에 각각 돌입하면서 적층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300단 제품 개발을 통해 차세대 기술 리더십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300단 이상 낸드 설계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이같은 사실을 내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국제고체회로학술회의(ISSCC) 2023’에서 발표하고, 개발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ISSCC는 반도체 집적회로와 시스템에 대한 최신기술 발표가 이뤄지는 세계 최고 권위의 반도체 학회다.
현재까지 가장 집적도가 높은 낸드플래시 사용화 제품은 SK하이닉스가 지난 8월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힌 238단 512기가비트(Gb) TLC다. 회사는 이 제품 샘플을 고객에게 출시했고, 내년 상반기 중 양산에 돌입한단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12월 176단 제품 개발 이후 1년 7개월 만에 차세대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이번에 층수를 한층 더 높였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는 낸드 적층 경쟁이 치열하다. 마이크론은 지난 7월 232단 낸드 출하를 시작했다고 밝혔고, 삼성전자는 최근 1테라비트(Tb) TLC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단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236단으로 추정된다. 중국 YMTC도 연내 232단 낸드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낸드는 고용량의 데이터 저장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적층이 기술력의 척도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238단과 300단 제품 개발로 기술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을 앞세워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용량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등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낸드 단수가 높아질 경우 웨이퍼 단위 면적당 생산성이 개선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38단 낸드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PC 저장장치에 이어 스마트폰용과 서버용 고용량 SSD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512Gb보다 용량을 2배 높인 1Tb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