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콜라보에도 부진···운영 논란도 도마 위
IP 다각화·신규 IP로 두 마리 토끼 사냥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데브시스터즈가 내년 지식재산권(IP)과 게임 플랫폼 다변화로 수익원 다각화를 시도할 전망이다. 모바일, PC, 콘솔을 모두 지원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매출원을 늘릴 계획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신규 IP를 활용한 신작 ‘데드사이드클럽’의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라고 16일 밝혔다. 올해 상반기 두 차례의 테스트 이후 특정 거점을 두고 팀 대결을 벌이는 점령전과 ‘이용자 대 환경(PvE)’ 콘텐츠를 추가했다. 데드사이드클럽은 데브시스터즈가 쿠키런 IP 이외의 신작을 선보이는 첫 사례다. 내년 상반기 선보일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 ‘브릭시티’도 신규 IP를 기반으로 개발중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쿠키런: 킹덤’ 흥행으로 역대급 실적을 올린 이후 올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쿠키런 킹덤의 매출 곡선이 하향세를 기록한 데다가 신작 공백이 이어진 까닭이다. 내년 신작으로 반등한단 목표다.
◇ 지난해는 반등 올해는 부진···쿠키런 매출에 ‘좌우’
데브시스터즈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이유는 쿠키런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이다. 그동안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의 흥망성쇠에 따라 매출의 부침을 겪었다. 데브시스터즈는 2013년 ‘쿠키런 for Kakao’의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에 힘입어 2014년 코스닥에 입성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선보인 쿠키런 후속작이 줄줄이 실패하면서 6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적자 늪에서 벗어나게 한 일등공신도 쿠키런이었다. 지난해 1월 출시된 쿠키런 킹덤은 서비스 3개월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지난해 하반기 미국 앱스토어 매출 순위 6위까지 오르며 글로벌 IP로 흥행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작 흥행으로 데브시스터즈는 6년 적자에서 탈출해 역대급 실적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매출은 369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42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6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데브시스터즈 매출은 2221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39.9% 하락할 것으로 봤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7.7% 급감한 13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분기와 3분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4분기에도 영업적자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3분기 게임 매출은 5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떨어졌다. 여기에 쿠키런 킹덤의 디즈니 협업에 따른 마케팅 비용과 인력 증가로 인한 비용이 상승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디즈니란 대형 IP를 활용했음에도 실적 반등에 실패하면서 쿠키런 IP 수명이 다한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기존 이용자들이 등돌리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지난달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출시 6주년을 맞아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아이템을 제작하는 마법공방을 개편했는데, 제작 대기시간이 기존보다 길어지면서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 불만이 속출했다. 이에 데브시스터즈는 일부 업데이트를 수정했지만, 유저들이 지적한 콘텐츠는 그대로 두면서 운영 논란이 일었다. 지난 13일 이후 3일간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평점 78개 중 55명의 유저가 별점 1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신규·쿠키런 IP 모두 플랫폼 개척에 집중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새로운 IP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 내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데드사이드클럽을 PC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선보선다. 콘솔 등 플랫폼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데드사이드클럽의 특징은 비홀더 모드를 즐길 수 있단 점이다. 비홀더 모드는 유저가 배틀로얄의 주최자가 돼 게임을 꾸미는 방식의 콘텐츠다. 게임의 규칙을 정할 수 있단 점에서 다른 배틀로얄 장르와 차별화를 꾀했다.
동시에 주력 IP인 쿠키런를 활용한 신작 ‘쿠키런: 오븐스매시’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쿠키런 IP를 활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미와 유럽의 주력 플랫폼인 PC, 콘솔을 모두 지원해 IP의 수명을 늘릴 계획이다. 상반기 출시 목표로 현재 스팀에 관련 페이지를 열고 플레이 모드와 꾸미기 콘텐츠를 공개했다. 어몽어스, 폴가이즈와 같은 캐주얼 게임들이 콘솔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흥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해당 게임을 쿠키런의 흥행을 이을 차기작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쿠키런 오븐스매시를 통해 기존에 2D인 쿠키 캐릭터를 3D로 처음 선보이는 첫 사례이자, PC·콘솔 플랫폼으로의 영역 확장을 시도하는 사례”라며 “IP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측면에서 상징성을 지닌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외에도 퍼즐 어드벤처 게임 ‘쿠키런: 마녀의 성’과 캐주얼 협동 액션 게임 ‘프로젝트 B’ 등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도 하고 있다”며 “동시에 내년 신규 IP 게임을 통한 장르 및 플랫폼 개척에 집중해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