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인 XPLA 3200만개···컴투스홀딩스 “대응책 모색”
시세급락에 투자심리 위축···블록체임 사업에 ‘빨간불’

XPLA 이미지/ 사진= 컴투스홀딩스
컴투스홀딩스의 메인넷 XPLA 이미지/ 이미지 = 컴투스홀딩스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세계 3대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 여파가 국내 게임업계에 미쳤다. FTX에 가상화폐를 상장한 컴투스홀딩스는 물론, 국내 게임사가 발행한 가상화폐 시세가 동반 하락했다. 투자자의 불안심리가 작용하면서 ‘크립토 윈터(가상화폐 시장 축소)’가 길어질 전망이다.

15일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컴투스홀딩스의 가상화폐 엑스플라(XPLA) 가격은 오후 1시 기준 369.31원을 기록했다. 이는 FTX의 사태가 알려지기 전인 지난 8일과 비교해 39.8% 급락한 수준이다. 

◇ XPLA 투자자, 투자금 날릴 가능성에···우선 지급 검토

컴투스홀딩스가 발행한 가상자산 XPLA가 FTX에 상장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가격도 하락세다. FTX 출금이 막히면서 XPLA를 인출도 막혔다. 투자 자산을 그대로 날릴 위기다. 

FTX 사태로 출금이 막힌 XPLA는 3200만개에 달한다. XPLA 전체 발행량인 20억개 중 1.6%이며, 이 중 개인투자자들의 물량은 1% 미만으로 파악됐다. FTX 외에 게이트아이오, 후오비글로벌, 코빗 등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유통되는 XPLA 물량은 총 5300만개 정도다.

컴투스홀딩스는 XPLA 프로젝트 초기 단계로 FTX에서 거래되는 물량이 적기 때문에 커뮤니티 예비 물량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지원할 재원에 부족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직 유통되지 않은 95% 이상의 물량은 프로젝트 초기 단계여서 XPLA 재단에서 보관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 관계자는 “FTX 거래소에는 컴투스홀딩스 등 컴투스그룹이 투자한 적이 없기 때문에 재무적인 손실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XPLA 프로젝트를 주도한 컴투스 그룹이 FTX 때문에 손해를 봤을 것이란 추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컴투스홀딩스는 XPLA 투자자 보호 방안 마련을 고심중이다. 검토 중인 방안은 거버넌스의 승인을 거쳐 XPLA의 예비(리저브) 물량을 FTX 내 투자자들에게 우선 지급하는 방안이다. XPLA 팀은 출범 당시 비상사태 발생 가능성 등에 대응하기 위해 리저브 물량 2000만개를 배정한 바 있다. 

XPLA재단은 “FTX 지갑에 보관된 XPLA 투자자의 소유권을 재단이 인수하고, 재단이 투자자에게 XPLA를 우선 지급하는 형태”라며 “XPLA가 출범 시 마련된 ‘비상시 생태계 보호’의 일환으로 지원을 검토하게 됐다. 거버넌스에서 통과되는 경우 XPLA를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XPLA 투자자들의 소유 증명과 지급 방식에 대한 법적·기술적 검토 등 절차가 까다로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시간이 소요되거나 회수가 불가능하게 될 수 있다. 이에 XPLA 재단은 현재 투자자가 XPLA를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지만, 독자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어 FTX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이미 파산을 신청한 FTX가 협조적으로 나오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사진=연합뉴스
FTX 여파로 코인 시세가 일제히 급락했다. /사진=연합뉴스

◇ FTX 여파에···국내 블록체인 시장 자체 위축 우려

컴투스그룹의 경우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XPLA의 출범 이후 사업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사건이 발생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컴투스홀딩스는 FTX에 상장된 C2X 토큰을 XPLA로 전환했다. 

이어 지난 9일에는 엑스플라와 연결된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FTX를 비롯해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입출금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XPLA를 사용하는 블록체인 게임 ‘안녕 엘라’을 출시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가상화폐 시세까지 급락하며 이용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사가 발생한 가상화폐 시세도 덩달아 급락했다. 위믹스 역시 코인마켓캡에서 오후 1시 기준으로 1902.46원으로 지난 8일 2405.33원과 비교해 20.9% 하락했다. 마브렉스도 이날 2649.6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32.6% 감소했다. 

이는 세계 3대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붕괴 위험에 게이트아이오, 엠엑스씨, 후오비글로벌 등 글로벌 거래소들의 신뢰성에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와 넷마블의 '마브렉스(MBX)' 가상화폐는 게이트아이오, 엠엑스씨, 후오비글로벌, 빗썸 등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차질 없이 블록체인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지만, 글로벌 거래소의 몰락으로 가상화폐 시장 자체에 찬바람이 불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가상화폐 투자정보 사이트 코인니스와 크라토스가 지난 13일 국내 투자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3.7%가 “FTX사태로 인해 코인 투자 비중을 줄였거나 줄일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 가장 많은 응답자인 55.6%가 “일정시간 가상자산 시장을 위축시킬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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