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서울서 예정된 일반분양 물량 2387가구
중도금대출 상한 9억→12억원으로 조정되며 문턱 낮아져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주택시장이 싸늘히 식어가고 있지만 서울에서는 오랜만에 대단지 청약물량이 나오면서 수요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도 입지, 분양가, 정주여건 등 매력도 높은 사업장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연내에 서울에서 분양하는 사업장의 흥행 여부에 건설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에서 분양을 예고한 사업장은 총 5개 단지로 이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2387가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년 간 서울의 공급 부족이 큰 문제로 대두됐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많은 물량이다.
건설사들이 연말에 분양예정 물량을 많이 잡아둔 이유는 주택구매 환경이 개선된 영향이다. 지난 10일 정부는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규제지역을 대폭 해제했다. 서울은 여전히 규제지역으로 묶여있지만 이와 함께 발표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 12억원 상향 조정,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허용, 주택담보대출(LTV) 최대 50% 적용 정책 등은 서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수요자는 물론 건설업계의 관심이 가장 높은 사업장은 역시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이다. 총 1만2032가구, 일반분양 물량만도 5000여 세대다. 1000세대 이상을 대단지로 일컫는 시장상황에 견주어보면 상당한 매머드급이다. 해당 조합은 이달 말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다음달 5일 일반분양에 나선다. 내년 1월 중순 차환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일반분양 계약금으로 막고자 분양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둔촌주공의 3.3㎡당 분양가는 평균 3800만원대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전용 59㎡와 전용 84㎡ 저층 등 일부 매물은 분양가가 12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청약경쟁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공사중단 등으로 리스크 큰 사업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지만 정부의 규제완화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시장 경기 위축으로 경쟁률이 얼마나 나올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에 대출 규제 완화를 적용받는 물량인 만큼 완판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둔촌주공과 함께 이달 분양을 준비하는 사업장 모두 사실상 내년도 분양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흥행 결과에 상당한 관심이 쏠린다. 하루 전 진행한 특별공급에서는 상당히 높은 청약경쟁률를 내놓고 있어 건설업계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중랑구 리버센SK뷰롯데캐슬은 특별공급에서 10.64대 1을, 강동구 둔촌동 더샵파크솔레이유는 29.3대 1을 기록했다.
특히 리버센SK뷰롯데캐슬은 전용 70㎡까지는 분양가가 9억원이 넘지 않아 원래도 중도금 대출이 가능했으나, 84㎡ 일부 세대와 100㎡ 이상 세대의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며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했다 가능해진 케이스다.
리버센SK뷰롯데캐슬 분양 관계자는 “전용 135㎡ 분양가도 11억8800만원으로 12억을 넘지 않고, 내년 4월 대출 1회차 발생 시행일 이전에 제도가 수정되는 것이어서 전 평형 대출 활용이 가능해졌다”며 “긍정적인 청약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힐스테이트 문정과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전용 49~84㎡까지 공급되는데 모두 9억원 미만으로 공급가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는 중도금 대출 규제가 일부 풀리면서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분양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규제완화책으로 분양가 12억원까지 중도금 대출이 허용되고, 내달부터는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도 재개됨에 따라 실수요자의 주택 자금조달이 용이해질 것”이라며 ”수요가 증가하니 공급도 활발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