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닝크 CEO “반도체 산업 성장···화성 투자는 시작에 불과”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가 15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가 15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이호길 기자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네덜란드 장비사 ASML이 오는 2024년 말까지 24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화성에 ‘뉴 캠퍼스’를 조성한다. 신사옥을 비롯해 극자외선(EUV)·심자외선(DUV) 노광장비와 관련한 재(再)제조센터(LRC), 글로벌 트레이닝 센터, 체험관 등을 포함한 클러스터가 들어선다. ASML은 향후 10년간 반도체 인력 1400명 이상을 채용하는 등 한국 투자를 강화할 예정이다.

ASML은 15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뉴 캠퍼스 투자 계획과 반도체 산업 전망 등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오는 16일 뉴 캠퍼스 기공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와 이우경 ASML코리아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회사는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내년 반도체 산업의 성장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고성장을 이어갈 경우 ASML의 오는 2030년 매출은 지난해(186억 유로·약 25조4000억원)보다 3배 이상 높은 600억 유로(82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SML은 국내 반도체 투자를 통해 제조역량을 확대하고 국내 중소업체의 부품 아웃소싱 비율을 기존 10%에서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뉴 캠퍼스는 1만6000제곱미터(㎡) 규모이며 재제조센터는 국내 반도체 기업과 부품 수리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구축된다.

글로벌 트레이닝 센터는 현재 공간보다 규모를 2.5배 확장하고 국내 대학과 연계한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해 차세대 EUV 장비 인재 양성에 나선다. 체험관은 ASML 임직원뿐만 아니라 지역 내 아동들을 위한 과학 교육과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왼쪽)이 15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에서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우경 ASML코리아 대표이사. /사진=이호길 기자
이우경 ASML코리아 대표이사가 15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호길 기자

이 대표는 “뉴 캠퍼스 조성으로 고객과 가까이 있을 수 있어 고객사 요구를 적절하게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에 있는 많은 협력사들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닝크 CEO는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위해 한국 투자를 결정했다”며 “현재 한국 지사 직원이 2000명 수준인데, 10년 내로 2배가량 늘려 14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하겠다. 연구개발(R&D) 투자도 강화해 한국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 확보와 R&D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 규모가 크지 않단 지적에 대해서는 “반도체 산업과 ASML, 한국 지사는 앞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화성에 2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건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하다. 이 대표는 “2억 달러란 규모는 3년 전에 발표한 내용”이라며 “EUV 트레이닝 센터와 재제조센터를 짓고 있기 때문에 투자 규모는 이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부연했다.

ASML은 세계 주요국의 고물가, 에너지 부족, 불안한 지정학적 정세 등의 요인으로 내년 반도체 산업 성장은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과 6세대 이동통신(6G), 원격 수요 증가로 반도체 산업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9% 성장하고, 반도체 웨이퍼 분야는 6.5%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닝크 CEO는 “내년 리드타임(주문 후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이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기간보다 길기 때문에 이 여파가 ASML에는 전혀 없을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 주문량이나 출하량이 줄어들지 않는다. 2030년 매출은 지금보다 3배 높은 600억 유로(81조원)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차세대 노광장비인 '하이 NA(High NA)' 설비에 대해 “2024년에 처음으로 출하할 예정이고, 2026년과 2027년쯤에는 주요 고객사의 대량 생산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은 3억~3억5000만 유로(4083억~4764억원)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왼쪽)이 15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에서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우경 ASML코리아 대표이사. /사진=이호길 기자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왼쪽)이 15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에서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우경 ASML코리아 대표이사. /사진=이호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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