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폴스타, 100% 온라인 판매로도 흥행 성공
벤츠·BMW 온라인 판매 영역 확대···전기차·한정판 등 고가 모델 늘어
국내 완성차, 노조·대리점 반발 거세···“생존권 위협”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온라인 자동차 판매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집에서 클릭 한번으로 편리하게 차를 구매할 수 있고, 기업들은 각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판매 모델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수입차를 중심으로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먼저 테슬라코리아가 100%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폴스타코리아도 온라인으로만 차를 판매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온라인으로만 판매를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소비자 반감은 거의 없는데다, 성적 또한 준수한 편이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테슬라코리아 판매는 1만3032대로 수입차 중 4위를 차지했다. 폴스타도 2195대를 판매하며 신흥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순위권에 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와 폴스타 모두 전기차만 판매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전기차 고객들이 얼리어답터 성격이 강한데다, IT쪽에 관심이 많아 온라인 구매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 흥행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회사 뿐 아니라, 국내 수입차 양대 산맥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도 온라인 판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샵을 열고 인증 중고차 및 신차 판매를 시작했다. 온라인 샵을 통해 딜러사가 판매하는 차량 정보를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으며, 차량 검색 기능을 활용해 모델·바디 타입·색상·옵션·가격 등 조건으로 원하는 차량을 찾을 수 있다. 또 견적 상담 및 요청이 가능하며, 온라인 결제를 통해 차량을 즉시 예약도 할 수 있다.
BMW코리아는 앞서 지난 2020년부터 온라인을 통해 한정판 모델 판매를 진행했다. 한정판 모델의 경우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전기차 모델들도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기차 모델은 온라인에서 판매를 이어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최근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도 올 뉴 레인지스포츠 사전계약을 온라인에서 진행하며 사전계약 1000대에 성공하기도 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경우 작년 출시한 캐스퍼가 100%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며 포문을 열었다. 캐스퍼는 올해 1~10월 3만8920대를 판매하며 현대차 RV(레저용차량) 중에선 팰리세이드(4만1027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GM도 전기차 볼트EUV와 대형 SUV 타호를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향후 출시하는 GMC 브랜드의 시에라도 온라인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2020년 출시한 르노코리아자동차의 XM3도 사전계약서 온라인 비중이 20%가 넘기도 했다.
자동차의 경우 그동안 고가의 제품인 탓에 온라인 판매가 쉽지 않았으나, 최근 젊은 세대의 경우 온라인 구매가 익숙하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차를 구매하는데 부담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과거와 달리 온라인 영상이나 고객 시승행사 등을 통해 차량 정보를 확인하기 더 쉬워진 만큼 굳이 오프라인 구매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고객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대리점 반발이다. 앞서 현대차가 캐스퍼를 온라인 판매하려고 할 때도 현대차 판매 노조 반발이 컸다. 캐스퍼에 이어 다른 차종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다.
최근 쌍용차도 KG그룹에 인수합병된 이후 온라인 판매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리점협의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쌍용차는 계약 협의 과정에서 온라인 판매 도입이 가능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리점협의회는 온라인 판매가 대리점과 영업사원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며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차 관계자는 “당장 온라인 판매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며,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온라인 판매는 전세계적인 흐름으로 국내도 결국 이를 따라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는 전세계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통해 대성공을 거뒀으며, 폴크스바겐, 토요타, 제너럴모터스(GM) 등도 온라인 판매를 늘려나가는 추세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해외에선 이미 온라인 판매를 통해 효과를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유럽, 인도 등에서 온라인 플랫폼 ‘클릭 투 바이(Click-to-Buy)’를 선보이며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으며, 일본 시장을 새로 진출하며 100% 온라인 판매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온라인 자동차 판매는 세계적 흐름이자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차량을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국내만 노조 반대로 활성화되지 못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