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구조적 상승으로 이어지기까지 관망 판단
이자이익 비중 큰 사업구조서 벗어나 변화 주도할 메기효과 필요
시장환경 따라 기업가치 유동적···최악의 외부 여건 피한다면 견조한 실적 기반으로 우호적인 상장 입지 다질 수도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근 카카오뱅크 주가가 간만에 반등하면서 케이뱅크 기업공개(IPO) 일정에 탄력이 붙을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카카오뱅크의 반등세가 구조적 상승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상장 과정에서 케이뱅크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주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자이익 비중이 큰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업계 변화를 주도할 메기효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외부 여건만 피할 수 있다면 견조한 실적을 기반으로 어느정도 우호적인 상장 입지는 다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이달 들어 50% 넘게 상승했다. 미국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긴축 기조가 일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들의 영업환경 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1만7300원에 거래를 마친 카카오뱅크 주가는 11일 2만76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카카오뱅크 주가는 58.5% 대폭 상승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연일 내리막을 기록하며 2만원대를 넘기지 못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상장 이후 최저점인 1만5850원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도 급증했다. 11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13조1551억원이다. 지난달 28일 7조5546억원 대비 70% 넘게 올랐다.
하지만 실제 카카오뱅크가 추세적 상승궤도에 올랐다고 보기에는 아직 어렵다는 것이 증권가의 판단이다. 은행 실적은 양호하지만 플랫폼 사업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달리고 있어 여전히 관망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플랫폼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올해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은 36.31배에 달하지만 이자이익에 치중된 사업구조는 평균 PER 3.6배인 은행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IPO를 앞둔 케이뱅크의 상황도 비슷하다는 평가다. 비이자이익이 정체돼 있고 기존 은행업의 틀을 벗어나 높은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다른 인터넷전문은행과는 차별화된 전략이 주효한데 현재 형세로만 보면 시중은행과 비교해 혁신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경쟁에서 ‘같지만 다른 은행’이 되지 못한다면 IPO 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에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의 주가 급등은 IPO를 앞둔 케이뱅크의 공모가 산정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향후 상장 과정에는 청신호가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모가 산정 시 비교기업이 될 카카오뱅크 주가와 기업가치는 케이뱅크 IPO 과정에서 제고되는 측면이 있다. 동종업계에서 경쟁관계에 있지만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높아져야 케이뱅크도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 동안 케이뱅크 성장세 유지와는 별개로 호실적이 상장 흥행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됐던 만큼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이 너무 커졌기 때문에 시장 환경만 어느정도 개선된다면 기대해볼만한 상장 입지가 조성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하락폭이 컸던 성장주인 만큼 물가지표 호조로 인해 미국 연준의 긴축정책 선회(피벗) 기대감이 고조된 상황"이라며 "이제부터는 카카오뱅크의 주가 상승 지속 가능 여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가 향후에도 시장 환경에 따라 유동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금리 시기가 이어지면서 금리 경쟁력마저 희미해져 가고 있는데 케이뱅크만의 차별성이 사라진다면 외부 환경이 기업가치를 좌지우지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최근 케이뱅크는 내부적으로 상장 시기를 내년 1월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케이뱅크는 이르면 연내 상장을 예고했지만 하반기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상장 시기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의 상장 예심 유효 기간은 내년 3월까지다. 이 시기 상장을 완료하지 못한다면 예비심사 승인을 다시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