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사 사고 이후 안전사고 경각심···출퇴근 지하철 인파 안전사고 우려는 여전
에스켈러이터 상 이동·꽉찬 지하철 억지 탑승···지자체 등 안전 대책 ‘주목’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밀집으로 인한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참사 이후에도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내 혼잡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승객 안전을 위한 조치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단 지적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할로윈 데이를 맞아 나온 인파들이 몰리면서 150여명이 압사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사람이 밀집한 장소에서의 안전사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출퇴근 시간 혼잡도가 극심한 지하철 안전 조치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혼잡도가 높은 지하철 노선은 참사 이후에도 출퇴근 시간 많은 인파로 안전사고의 우려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가 최근 지옥철로 불리는 지하철 9호선과 김포골드라인을 살펴본 결과 출퇴근 시간 주요 역사 내부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붐비고 있었다.
9호선 여의도역은 출입문 앞부터 줄을 선 승객들이 에스켈러이터까지 이어지면서 내려오는 승객과 뒤엉키는 상황도 연출됐다. 고속터미널 역에선 붐비는 가운데 움직이는 에스켈러이터를 걸어 올라가는 승객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는데 자칫 무질서하게 움직이다 밀치며 사고가 날 우려도 있었다.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과정도 고역이었다. 노량진 역에선 일부 꽉찬 지하철에 억지로 탑승하려는 승객이 밀치면서 밀린 사람들이 곳곳에서 “아” 소리를 냈다. 힘이 약하거나 키가 작은 노약자의 경우 중심을 잃을 수 있는 정도였다.
김포골드라인의 경우 경전철이라 역사나 전동차가 일반 지하철 보다 소량이다 보니 혼잡도가 훨씬 더 높았다. 김포공항역에선 플랫폼과 승강장을 내려가는 계단까지 꽉차는 풍경이 연출됐다. 열차를 기다리던 한 승객은 “출근 시간에 사람이 너무 많아 열차를 놓치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며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올해 2분기 기준 출근시간대 9호선 열차의 혼잡도는 평균 155.6%에 달한다. 지하철 한 칸 정원이 160명인데 249명이 탑승한단 얘기다. 김포골드라인의 혼잡율은 285%에 이른다.
이태원 사고를 계기로 지하철 혼잡도 개선 대책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2024년 초까지 862억원을 투입해 새로 제작한 전동차 48칸(8량)을 증편하기로 했다. 증편 운행과 더불어 혼잡도가 높은 주요 역사 출근시간 대에 역무원과 안전요원 등 안전인력을 주요 밀집 구간에 집중 배치한단 계획이다.
김포골드라인은 참사 이후 안전성 확보를 위해 지역 국회의원이 적극 나서고 있다. 김주영, 박상혁 의원은 최근 김포골드라인의 수요 분산을 위한 광역철도의 조속한 확충과 김포골드라인의 안전 실태 점검 및 충분한 안전 인력, 안전예산 확보에 대한 국가책임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