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헬스케어, 연내 상장 심사 청구 계획
2년만에 IPO 재추진, 거래소 심사 통과할까
진단업계 불황 속 신성장동력 마련 분주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오상헬스케어가 바이오 혹한기에도 상장을 강행하는 배경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유행과 바이오 투자 관심이 줄면서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국내 진단기업들의 시장 가치가 일제히 떨어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오상헬스케어가 회사의 기업가치가 더 하락하기 전, 상장을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상그룹의 체외진단 전문 기업 오상헬스케어가 상장 재추진에 나선다. 지난해 1월 한국거래소부터 상장 미승인을 통보받은 후 약 1년 반만이다.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함께 연내 상장 심사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상헬스케어 관계자는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작성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연내 상장 심사 청구 계획엔 변함이 없고, 거래소 심사에 통과한다면 내년 중 코스닥 상장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상헬스케어는 2020년 기업공개(IPO)에 나섰으나,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심사에 대해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내부통제, 매출 지속성 등에 대한 우려에서다.
오상헬스케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코로나19 PCR 제품을 내세워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진단 수요가 PCR 방식의 분자진단에서 자가검사 방식인 면역진단으로 넘어가면서 회사의 실적은 빠르게 쪼그라들었다. 오상헬스케어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올해 초 출시했다.
실제 오상헬스케어의 2020년 매출은 2580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607억원과 1250억원에 달했다. 분자진단 사업에서 코로나19 PCR 제품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는 매출 1323억원, 영업손실 55억원을 기록했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 2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GeneFinder COVID-19 Ag Self Test)에 대한 식약처 승인 이후 곧바로 판매에 돌입, 올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반기 연결기준 의료기기 사업 매출은 1188억원으로 이중 약 60% 이상이 면역진단 사업, 자가검사키트에서 발생했다.
다만 업계에선 코로나 특수가 끝난 국내 진단기업들의 자가검사키트 판매율은 점차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진단업계 불황이 지속되면 회사 실적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지난 2020년 상장 심사 당시 지적받았던 ‘매출 지속성’을 보완해야 하는 오상헬스케어 입장에선 심사에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상장 심사에 통과하더라도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
오상헬스케어는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 재추진은 KOTC(장외시장)에서만 주식 거래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원활한 거래를 요구하는 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라며 “아직까진 코로나 제품에서 매출 대부분 나오고 있지만 내년엔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불확실한 만큼, 연내 상장을 추진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오상헬스케어는 코로나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진단 기술을 동물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도 사업영역을 넓힐 방침이다.
그러나 동물진단제품은 판매량이 미미한 상황이고,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은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당장 현금 창출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오상헬스케어 관계자는 “동물용 당화혈색소측정기는 국내에 시판되고 있고, 생화학·분자·면역진단 별로 동물용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디지털 치료제와 같은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