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이익 1403억원...전년 동기 대비 28.2% 감소
지난해 북미·올해 유럽 스튜디오에 투자·인수

크래프톤 3분기 실적요약/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크래프톤 3분기 실적요약/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크래프톤이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매출 하락으로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크래프톤은 그동안 원게임 리스크에 대한 지적을 끊임없이 받았지만, 배틀그라운드를 뛰어넘는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했다. 이에 투자·인수로 확보한 해외 개발사를 중심으로 신규 IP 확장에 나섰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시작으로 성장동력을 마련할 방침이다.

10일 크래프톤은 3분기 매출 4338억원, 영업이익 14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9%, 28.2% 줄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1604억원 보다 200억원 낮은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영업이익률도 32%로 지난해(37%)와 비교해 하락했다.

3분기 영업비용은 29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3% 감소했고, 전분기 대비 12.3% 증가했다. 이는 인원 증가에 따라 인건비가 증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3분기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26.3%, 전분기 대비 5.4% 증가한 1021억원으로 집계됐다. 

◇ 배틀그라운드 IP 노후화에···성장 ‘정체’

3분기 실적 부진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매출 하락에 따른 결과다. 모바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8%, 전분기 대비 11.7% 감소한 28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하락은 배그 인도 서비스 중단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PC 게임 매출이 전년보다 48% 상승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모바일 매출이 급락하면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배그 모바일 인도의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더욱 안타깝다”며 “중단된 서비스 재개를 위해 현재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으며 인도 게임 시장의 발전을 위한 기업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그동안 배틀그라운드 단일 지적재산권(IP)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 힘써왔다. 직접 개발하고 퍼블리싱한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를 출시했으나 매출 기여도가 낮았다. 여기에 지난 7월 ‘배그 모바일 인도’가 구글와 애플 앱마켓에서 퇴출된 이후 현재까지 서비스 중단 상태가 이어졌다. 

4분기 전망도 어둡다. 지난 9월 ‘문브레이커’를 PC플랫폼 스팀에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로 출시했지만, 콘텐츠 부족 등으로 초기 성과는 미미했다. 정식 출시는 내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또 오픈월드 서바이벌 게임 ‘프로젝트 비링엄’은 내부 평가 결과를 토대로 개발이 중단됐다. ‘프로젝트FF’ 역시 미정이다. 

◇ 플랫폼·지역·IP 확장 전략···칼리스토 프로토콜 선두

크래프톤은 현재 플랫폼·지역·신규 IP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 스튜디오를 인수·설립하면서 8개 스튜디오를 확보했다. 이날 크래프톤은 액션 슈터 RPG 게임 ‘디 어센트'를 개발한 스웨덴 스튜디오 네온자이언트를 지난 9월 인수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지난 3월에는 폴란드에 위치한 커버넌트데브에 투자를 집행해 슈팅 장르 신작의 퍼블리싱권을 확보했다. 

북미 지역에서는 지난해 언노운월드 인수한 데 이어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에 스타개발자 글랜 스코필드를 영입한 바 있다.

배 CFO는 “올해 초부터 유럽 지역에서도 스튜디오 지분 투자를 통해 영향력을 넓혀왔다”며 “네온자이언트는 현재 오픈월드 1인칭슈팅게임(FPS) 장르의 차기작을 개발하고 있다. 이외에도 유럽과 한국 지역에서 액션 어드벤처 신작을 PC·콘솔 버전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크래프톤
칼리스토 프로토콜 이미지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은 오는 12월 2일 출시를 앞둔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통해 신규 IP 확장 전략의 첫 결과물을 평가받는다. 이 게임은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호러 장르 게임으로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등 콘솔 플랫폼과 PC 플랫폼으로 출시된다.

크래프톤은 지난 8월 독일 쾰른에서 개최되는 세계 3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2’에 참가하는 등 신작 알리기에 나섰다. 최근 2차 트레일러를 공개하고,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TV 광고를 늘리는 등 마케팅을 강화했다. 오는 17일부터 열리는 ‘지스타 2022’에서도 시연을 준비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400만~600만장을 판매해 3000억~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한다. 흥행에 성공한다면 매출 성장뿐 아니라 배그 이외의 흥행 타이틀을 보유하면서 원게임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는 평이다.

배 CFO는 “지난달 전세계 150개 매체를 대상으로 한 미디어 프리뷰에서도 굉장히 신선했다는 반응을 얻었다. 또한 깊이 있는 근접 원거리 전투 방식에 대해서도 호평이 많았던 만큼 서바이벌 호러 장르의 진화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예약판매 현황과 관련해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플랫폼에선 PS5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며 “마케팅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예약판매)숫자를 말하긴 어렵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현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신규 IP에 기반한 AAA(대작)급 신작을 잇따라 선보인다. 크래프톤은 ‘눈물을 마시는 새(눈마새)’IP 에 기반한 ‘프로젝트 윈드리스’ 제작을 위해 캐나다에 신규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 CFO는 “지난 9월에 눈마새와 관련한 비주얼 콘셉 트레일러를 공개했고 상당히 좋은 반응을 받았다. 이달 중 국내에 아트북을 출시한 이후 해외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해외에선 여러 미디어 중심으로 인지도를 높여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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