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3일부터 시청 불가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아마존이 운영하는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국내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 제공을 중단하기로 했다. 콘텐츠 화질 제한 조치를 통해 ‘망 사용료법’ 추진에 간접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한국에서만 VOD 콘텐츠 제공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이다.
10일 트위치는 공지사항을 통해 한국 시청자에 대한 VOD 기능(클립, 이전 방송, 하이라이트, 업로드된 콘텐츠 포함)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3일부터 한국 시청자는 트위치에서 VOD 콘텐츠를 시청할 수 없으며, 채널에서 VOD 콘텐츠를 검색할 수도 없다. 내년 초 한국에서 새로운 VOD 콘텐츠 생성 기능도 중단된다.
트위치는 “한국에서 요구되는 규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서비스 개발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 내 VOD 콘텐츠 시청 및 생성 중단을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트위치는 지난 9월말 국내 영상 서비스의 최대 화질을 720p로 낮추는 등 서비스 제한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의 현지 규정과 요건을 지속적으로 준수하는 한편, 모든 네트워크 요금 및 기타 관련 비용을 성실하게 지불해왔다. 그러나 한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비용은 계속 증가해왔다. 한국 내 서비스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운영 비용 증가’를 이유로 밝혔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사실상 국회에서 논의 중인 ‘망 사용료법’ 반대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트위치의 화질 제한 공지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망 사용료법 반대 움직임이 확산했다. 현재 트위치 조치로 이용자들의 불편이 이어진 데 대해 주무부처인 방통위는 시정명령 및 과징금 등의 처분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트위치는 VOD 콘텐츠 중단 결정이 비용 절감 문제와 무관하단 입장을 밝혔다. “한국 내 VOD 콘텐츠 중단은 네트워크 요금 및 시장의 비용 증가와 관련이 없다”며 “이전부터 한국 법률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며, 진화하는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을 구현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 시청자에 대한 VOD 콘텐츠 중단을 오늘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망 사용료법은 일정 규모 이상 트래픽이 발생하는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정당한 망 이용계약 체결 또는 사용료 지급을 거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현재 국회에 관련 법 7건이 계류 중이다. 글로벌 CP가 발생시키는 트래픽 양이 급증함에 따라 네트워크와 설비 투자비가 늘어난 통신업계가 재정적 부담을 토로한 것이 법안 발의 배경이다. 국내 기준 각각 27.1%와 7.2%의 망 사용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과 넷플릭스가 그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