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비스토스·메쎄이상 스팩합병 통해 SK그룹 후광 벗어나
교보증권, 밸로프 스팩합병으로 이석기·박봉권 체제 후 첫 IPO 성공
한화투자증권, 10년 만에 직상장기업 맡은 티이엠씨 상장심사 승인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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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긴축으로 국내 기업공개(IPO)시장이 혹한기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IPO시장에서 휴지기를 가지거나 경쟁에서 밀려났었던 몇몇 중소형 증권사들이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SK증권은 지난 SK그룹과 2018년 계열분리 여파로 IPO주관 업무 능력을 상실했는데 수년간의 노력 끝에 최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합병에 성공하는 등 홀로서기에 점차 성공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박봉권 대표가 IB대표를 맡은 이후 IPO부문에서 혼란기를 겪었다. 하지만 최근 밸로프 스팩합병 상장에 성공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수년간 IPO업무가 위축됐던 한화투자증권도 내년 티이엠씨와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한화리츠 대표상장주관으로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 SK證, SK그룹 후광 벗어나 ‘홀로서기’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마이스(MICE) 기업 최초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메쎄이상은 이달 3일 상장심사 승인을 받는데 성공했다. 메쎄이상은 SK증권이 상장주관을 맡고 있으며 SK7호스팩과 합병할 예정이다. 합병상장 예정일은 내년 2월 17일이다.

SK증권은 앞서 지난달 18일 SK제5호스팩과 생체신호 의료기기 전문기업 비스토스를 합병시키며 지난 2018년 SK그룹과 계열분리 이후 4년 만에 기업 상장주관에 성공했다.

SK증권은 메쎄이상 상장예비심사 신청과 동시에 인공지능(AI) 기반 안면인식기술 전문기업인 씨유박스의 상장예비심사도 신청한 상태다. 씨유박스는 SK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공동으로 상장주관을 맡고 있다.

SK증권의 최근 행보를 놓고 IPO시장에서 자립하겠다는 목표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SK증권은 지난 2018년 7월 최대주주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W파트너스로 바뀐 이후 IPO시장에서 업무가 끊겼다.

SK증권은 2018년 말 조직재정비와 인사를 통해 기업금융사업부 산하에 ECM본부를 신설한 이후 IPO역량 강화에 힘써왔지만 그동안 부침이 적지 않았다. 스팩합병은 물론 직상장 주관도 내내 실패했다.

SK그룹은 계열분리 이후 SK증권이 IPO분야에서도 자립할 수 있도록 계열사 IPO마다 매번 참여시켜주면서 힘을 보탰다. 하지만 올해 5월 SK쉴더스와 원스토어 IPO가 철회되면서 SK증권으로서는 홀로서기가 한층 절실해진 상황이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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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기-박봉권 체제 교보證, 스팩합병 부활 신호탄

교보증권도 지난달 31일 모바일 게임사 밸로프와 교보스팩9호 합병상장에 성공하면서 IPO시장 복귀 신호탄을 쐈다.

밸로프와 교보스팩9호 합병상장은 지난해 3월 이석기-박봉권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 첫 IPO기업 주관이다.

교보증권은 과거 코스닥 시장에서 매년 IPO와 관련해 꾸준한 실적을 쌓아왔지만 대형증권사로 일감이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다소 침체기를 겪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초 조직개편을 통해 ECM(주식발행시장) 본부를 신설하고 NH투자증권으로부터 영입한 오세민 상무를 ECM 본부장으로 선임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교보증권은 스팩 분야에서 나름 강점을 가지고 있다. 교보증권의 IPO역량은 당분간 스팩합병 부문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은 지난 8월말 한국거래소에 코스텍시스와 교보10호스팩의 합병상장에 대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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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투자증권, 10년 만에 직상장기업 상장주관

한화투자증권도 IPO부문 역량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달 3일 한국거래소로부터 반도체 특수가스 소재기업 티이엠씨 상장을 승인받았다. 상장승인 후 6개월 안에 상장을 마무리해야 하기에 티이엠씨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상장이 유력하다.

티이엠씨가 상장하면 한화투자증권으로서는 2012년 나노스 이후 10년 만에 직상장하는 IPO기업의 단독주관에 성공하게 된다.

한화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공동대표 주관을 맡은 분자진단 전문기업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도 상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지난 8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한화투자증권은 권희백 대표 체제하에서 IPO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한화플러스제1호스팩과 세림비앤지를 합병하는데 성공하며 4년만에 스팩합병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한화리츠 상장주관사로도 선정됐다. 한화리츠의 상장예정시기는 내년 3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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