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계 질환 대상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 중인 '메디노'
"신생아 사망률 1위 차지 중추신경계 질환, 주사로 치료"
분화와 증식 능력 있는 줄기세포 이용해 손상 조직 재생
"이번달 내 임상 1상 마무리···내년 하반기 2상 시작계획"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수술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던 신생아의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까.

메디노는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코리아 라이프사이언스 위크(KOREA LIFE SCIENCE WEEK)에서 진행한 ‘연구개발 중심 우량 제약 바이오기업 IR’에 참여해 신생아 뇌질환 관련 치료제를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라이프사이언스 위크는 국내 제약·바이오헬스 등 생명과학 분야의 최신 동향과 미래전략을 파악할 수 있는 자리다. 이날 메디노는 회사의 첫 번째 주력 제품인 신생아 뇌 질환 관련 치료제 개발에 대해 발표했다. 

주경민 메디노 대표이사가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코리아 라이프사이언스 위크(KOREA LIFE SCIENCE WEEK)에서 진행한 ‘연구개발 중심 우량 제약 바이오기업 IR’에 참여해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지원 기자 

 

발표를 진행한 주경민 메디노 대표이사 겸 성균관대 의과대 교수는 “신경계 질환을 대상으로 한 세포 치료제와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중인 회사”라고 소개했다. 이어 개발 중인 신생아 뇌 질환 관련 치료제에 대해 설명했다. 흔히 뇌성마비로 알려진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과 미숙아 뇌출혈 치료를 위한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은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한다. 만삭아 사망 원인의 40~50%를 차지하는 무서운 질병으로, 중추신경계 손상을 일으킨다. 0.5kg 미만의 극초미숙아에서 발생하는 뇌 실내 출혈도 신경 손상으로 이어진다. 각각 체온을 낮추는 저체온 치료, 성장을 기다리며 수술이 가능할 때까지 버티는 보존적 방법만이 현재로선 유일한 치료법이다. 

주 이사는 “중추신경계 질환은 신생아 사망률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라며 “최근 노인과 성인 발병률도 증가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중추신경계 질환은 운동, 감각, 자율신경계 기능에 걸쳐 평생 후유증이 남지만, 최근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했다. 

한번 손상된 중추신경계는 재생되지 않는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동 대학원을 거치며 중추신경계 질환을 연구해온 주 이사는 자체 성장 능력이 있는 줄기세포에 주목했다. 손상된 신경조직을 줄기세포를 이용해 재생하고자 했다. 

줄기세포는 우리 몸에서 외부 충격이나 손상, 노화 등으로 죽은 세포를 대신해 본래 기능을 유지해나가는 역할을 한다. 필요한 때에 다양한 조직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다. 특정 조직에 문제가 생기면 이를 대신할 조직을 성장시키는 증식 능력도 있다. 이러한 원리를 활용하는 것이 줄기세포 치료법이다. 손상되었으나 새로운 세포를 공급하지 못하는 신체 조직에 줄기세포를 도입해 세포를 재생한다. 이때 필요한 ‘성체 줄기세포(Adult Stem cell)’는 사람의 혈액, 지방, 골수, 신경, 근육, 피부, 태반 등에서 얻을 수 있다. 
 
주 이사는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2018년 메디노를 설립했다”라며 “이때부터 개발해온 신생아 뇌 질환 관련 치료제가 현재 1상 임상시험 중”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과 서울 성모병원에서 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상 임상이 진행 중이다. 주 이사는 “1명의 환자가 추가 등록하면 1상이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이어 “6개월의 추적관찰을 거친 후 내년 하반기에 2상 임상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2상 임상을 마치면 시판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2가지 질환은 희귀질환으로 분류됐기에 2상 후 조건부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2상 임상시험까지 진행 후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메디노의 첫 번째 주력 제품인 신생아 뇌 질환 치료제 원리와 계획/사진=김지원 기자

주 이사는 “사망률이 높은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 제품을 주입받은 환우 중 사망한 사례가 없으며 부작용이 전혀 발현되지 않는 등 안전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상 2상에서도 좋은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메디노만의 특허 기술로 효과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메디노가 가진 특허 기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뇌 내 출혈이 발생하면 트롬빈이 뇌 조직으로 분비된다. 트롬빈은 피를 응고시키는 데 관여하는 물질로, 혈액 안에 들어있다. 평소엔 뇌 조직과 만나지 않지만, 출혈 발생 시 흘러 들어가 타 세포의 성질까지 변화시킨다. 

주 이사는 “효과를 높이기 위해 트롬빈이 많은 환경에 먼저 줄기세포를 넣는 과정을 거친다”라고 설명했다. 출혈이 일어난 뇌처럼 트롬빈이 많은 환경에 줄기세포를 넣어 미리 활성화하는 것이다. 일종의 모의고사인 셈이다. 주 이사는 “이 과정을 거쳐 활성화한 줄기세포를 아기 뇌에 직접 주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기 뇌는 성인과 다르게 뼈가 발달하지 않아 15분 내로 주입이 완료된다”고 했다. 
 
이어 성인 뇌 질환 대상 치료제로 확대한다는 게 메디노의 계획이다. 주 이사는 “신경세포를 만드는 능력이 뛰어난 신경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뇌 조직 재생 치료제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람의 뇌에서 분리배양한 신경줄기세포를 기반으로, 척수손상과 뇌졸중 질환 치료제를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유전자 치료제 세포를 기반으로 한 뇌종양 질환 치료법 개발 계획도 발표했다. 그는 “이를 위해 해외 각국과의 파트너십도 전격 활용할 방침”이라며 일본, 대만 등과의 네트워킹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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