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관련 펀드 10개 설정···ETF 출시 예고 돼 시장 확대
높아진 채권 금리에 안정적 수익 원하는 투자자 관심 높아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자산운용사들이 채권 만기매칭형 상품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채권 시장 한파에 금리 매력이 높아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가 증가한데 따른 움직임이다. 기존 공모펀드뿐만 아니라 규제 완화로 ETF(상장지수펀드)에서도 만기매칭형 상품 출시가 예고되고 있어 대세 상품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채권 만기매칭형 상품을 출시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채권 만기매칭형 상품은 편입 채권의 만기와 투자신탁의 만기를 일치시킨 상품을 말한다.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면서 이자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채권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 변동성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달 신한자산운용은 만기를 1.5년으로 설정한 만기매칭형 펀드를 출시했다. 편입 채권을 신용등급 ‘A-’ 이상 등급으로 구성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을 낮추고 예금 이상의 금리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7일 기준 A- 등급과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 1년6개월물의 민간평가사 평균 금리는 각각 5.592%, 6.195% 수준으로 시중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다.
앞선 지난달 말에는 칸서스자산운용이 1.5년 만기의 만기매칭형 펀드를 출시했다. 칸서스자산운용은 2019년 4월 2년 만기의 만기매칭형 펀드를 출시한 바 있는데 이번에 만기가 보다 짧은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에 출시한 상품은 국채와 지방채, 특수채, 회사채(신용등급 A- 이상) 등의 채권에 60% 이상을 담고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어음도 40% 이하의 비율로 투자한다.
이밖에 DB자산운용은 지난 8월과 10월 1.5년 만기매칭형 상품을 출시했고 다올자산운용은 지난 8월 2년 만기매칭형 펀드를 선보였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과 흥국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등도 올해 만기매칭형 펀드를 출시한 운용사였다. 이들을 포함해 올해 출시된 만기매칭형 펀드만 총 10개로 순자산만 2788억원 수준이다.
만기매칭형 상품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의 금리 매력이 높아진 상황 속에서 투자자 접근성이 높은 만기매칭형 ETF 출시가 눈앞에 다가온 까닭이다. 당초 만기매칭형 ETF는 ETF에 존속기한(만기)을 설정하는 것을 금지한 규정 탓에 출시가 불가능했다. 그러다 지난 8월 말 관련 규정을 변경하면서 만기를 둔 ETF 상장이 가능해졌다.
특히 ETF 시장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만기매칭형 ETF 출시가 예고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만기매칭형 ETF를 곧 출시할 예정이며 투자 대상을 글로벌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KB자산운용 역시 만기매칭형 채권 ETF 2종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만기매칭형 ETF 상품 출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채권 시장 한파 영향에 개별 채권의 금리 매력이 높아졌고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선 이미 이 같은 채권을 매수해 만기까지 가져가는 전략도 나오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일부 보유 채권에서 디폴트 위험이 발생할 수 있고 대개 중도 환매 수수료가 높다는 단점을 제외하면 자산 분배 차원에서 긍정적일 수 있는 상품”이라고 밝혔다.